욕심이 없기에 검소할 수 있으며, 남을 배려하기에 꾸밈없고 수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것을 나눌 수 있지요.

욕심은 욕심을 부르고 끝없는 욕심으로 이어져 계속 채우려 할 뿐, 남에게 베풀 여유를 없게 만듭니다.

하지만 검소하면 지녀야 할 최소한의 것 외에는 자신의 것으로 여기지 않기에 아낌없이 나누고 주게 되지요.

즉 많이 지녔다고 베푸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같은 마음을 지닐 때 베풀 수 있는 것입니다.

반짝이는 아이들의 검소하고 순수한 마음은 보기만 해도 흐뭇한 것처럼, 우리도 그 마음을 지닌다면 마음이 부유해지지 않을까요?

선으로써 남을 기른 뒤에야 천하를 복종시킬 수 있다
以善養人然後 能服天下 이선양인연후 능복천하

누군가 자신을 우습게 여기거나 억울한 일을 당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며 분통을 터뜨리고 분노합니다.

호구虎口는 호랑이의 입이라는 뜻으로, 바둑에서는 상대방의 바둑돌 석 점으로 둘러싸여 있는 형국을 일컫습니다.

둘러싼 돌의 속이 금방이라도 잡아먹힐 듯한 호랑이의 입과 같기에 ‘호구’라고 한답니다.

이 때문에 호구는 어수룩하거나 남들에게 쉽게 이용당하는 사람들을 말할 때 사용하지요

선으로써 남을 복종시키려는 자는 남을 복종시킨 경우가 없었으니, 선으로써 남을 기른 뒤에야 천하를 복종시킬 수 있다. 천하가 마음으로 복종하지 않는데 왕 노릇을 할 수 있는 경우는 아직까지 없었다.*
 
* 『맹자』 「이루 하」

이는 관계에 있어 선함만으론 안 된다는 말입니다.

나의 착함이 오히려 상대방에게 이용하기 좋은 것이 된다면, 그것은 의도와 다르게 상대를 더 나쁜 존재가 되게 하고 나 또한 힘들게 됩니다.

남을 속여서 이득을 취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만연해지면 당하는 사람은 계속 당할 수밖에 없고, 속이는 사람은 더욱 많아지겠지요.

속일 수 있어도 속이지 않는 세상은 선으로 기를 때 가능하며, 마음으로 따를 때 가능합니다.

자신을 닦아서 남을 편안하게 하는 사람
修己以安人 수기이안인

함께하면 시간 가는 게 안타깝거나 더 함께하고 싶을 만큼 편안하고 좋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간이 아깝거나 빨리 벗어나고 싶은 사람도 있습니다.

또 무슨 이야기든 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 반면, 혹 잘못 전해질까 봐 조심스러운 사람도 있지요.

남을 편안하게 하는 것은 엄청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관심사가 아니고 알지도 못하는 말을 들어야 한다면 스트레스도 쌓이고 시간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그럼에도 그럴 수 있는 것은 상대방을 나처럼 여기기 때문입니다.

공자가 ‘남을 편안하게’ 앞에 ‘자신을 닦아서’를 둔 것은 자신을 닦지 않으면 남을 편안하게 할 수 없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지요.

먼저 자신을 닦을 때 다른 사람의 마음을 내 마음처럼 여길 수 있습니다.

자신을 닦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계속 함께하고 싶은 편안한 사람이 되는 첫 단추인 것이죠

사람도 그렇습니다. 한순간 잘못된 선택을 해 세상 풍파를 겪는 어려움에 빠지기도 하지요

왕께서 지혜롭지 못한 것을 이상하게 여길 필요가 없다. 비록 천하에 쉽게 살아나는 식물이 있더라도 하루 정도 햇볕을 쬐고 열흘을 차게 하면 살아나는 것이 없을 것이다. 나는 뵙는 것이 드물고, 내가 물러나는 순간 바로 왕을 차게 할 자들이 이르니, 내가 만일 싹이 나게 하더라도 어찌할 수 있겠는가?*
 
* 『맹자』 「고자 상」

매우 따뜻한 하루가 주어졌다 해도 열흘 동안 추위 속에 놓여있다면 식물은 제대로 자라지 못합니다.

하루의 햇살이 아무리 강하고 따뜻해도 열흘의 추위를 이길 수 없지요.

아부는 달콤하고 매혹적입니다. 항상 듣고 싶은 말이기도 하죠. 하지만 입에 단 음식이 건강을 해치듯이 삶의 길을 해칩니다.

아부의 유혹을 과감히 끊을 때 바르고 옳은 사람을 곁에 둘 수 있습니다. 이것이 결국 꽃을 피우고 내내 존경받는 길입니다

맹자는 군자란 본래의 마음을 보존하는 존재라고 말합니다.

인仁으로 마음을 보존하고 예禮로써 마음을 보존한다. 인한 사람은 남을 사랑하고 예를 행하는 사람은 남을 공경한다.
남을 사랑하는 자는 남이 항상 사랑해주고, 남을 공경하는 자는 남이 항상 공경해준다.*
 
* 『맹자』 「이루 하」

옳고 곧음으로 원한을 갚고, 덕으로 덕을 갚아야 한다
以直報怨 以德報德 이직보원 이덕보덕

옳고 곧음은 내 안에서 성장하는 원한을 멈추게 하고, 가해자를 바르게 하는 길잡이인 것이지요.

가령 교만하고 또 인색하다면 그 나머지는 볼 것이 없다
使驕且吝 其餘不足觀也已 사교차린 기여부족관야이

만일 주공周公과 같은 뛰어난 재능이 있다 할지라도 가령 교만하고 또 인색하다면 그 나머지는 볼 것이 없다.*
 
* 『논어』 「태백」

재능에 더해진 덕은 자신뿐 아니라 모두를 구하죠.

재능과 덕이 함께할 때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 인재들이 새겼으면 좋겠습니다

교묘한 말과 아름답게 꾸민 얼굴은 인仁한 자가 드물다.*
 
* 『논어』 「학이」

공자가 이렇게 말한 것은, 목적이 있는 꾸밈은 순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교묘한 말과 아름답게 꾸민 얼굴만큼 마음도 아름답고 영혼도 깨끗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입은 좋은 말을 내기도 하지만 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惟口出好 興戎 유구출호 흥융

탁월한 능력과 뛰어난 인품, 남과 하나 되는 덕德을 지님으로써 천자가 된 순임금은 요임금에게서 천하를 선양받을 때 ‘윤집궐중允執厥中’이라는 네 글자를 받았죠.

이는 "진실로 그 중용의 도를 잡아라."라는 뜻으로, 모든 백성에게 딱 알맞게, 올바르고 합당한 정치를 행할 것을 당부하는 말입니다.

‘인심유위人心惟危
도심유미道心惟微
유정유일惟精惟一
윤집궐중允執厥中’

이 말은 "사람의 마음은 위태로운 반면, 하늘이 준 마음인 도심은 미미해서 잘 보이지 않으니, 통치자는 오직 그 마음을 정밀하게 하고 한결같이 해, 그 중용의 도를 잡아라."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도심은 ‘바르고 착한 길을 따르는 하늘 마음’을 뜻합니다. 통치자가 자신의 마음을 바르게 할 때 백성들 역시 바르게 다스릴 수 있음을 말한 것이죠.

통치는 말에서 시작됩니다.

말의 힘과 영향력이 국민의 신뢰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말을 이루는 통치자의 마음은 중요하죠.

"말과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라는 속담도 있지만, 오늘날에는 영원히 남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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