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어머니를 잃고 살아간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습니다. 어머니를 상실한 딸들은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했습니다. 아주 오래도록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했고, 한정된 시간에 안타까워했습니다

엄마의 체취를 더 많이 남기기 위해 수면바지를 세탁하지 않고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환자의 잠옷과 베갯솜으로 완성된 곰 인형은 노란 리본을 목에 감고 환자에게로 갔습니다. 부부는 곰 인형을 안고 이내 웃으며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아내는 남편의 손을 잡은 채 떠났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병동을 찾은 아이의 품에는 곰 인형이 안겨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죽은 이의 ‘유품’을 구매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와 딸의 관계는 서로의 모습 속에서 자신을 확인하는 관계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별 상실의 의미가 각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신이 죽음으로 사라진다고 해도, 당신이 했던 이야기와 표현들은 내게 머물러 삶에 큰 영향을 줍니다. 사라짐이 아니라 기억된다는 것을 생각해주세요. 다시 떠올리며 가끔은 미소 지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존재함의 가치는 각자의 몫이지만, 그리움과 슬픔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것도 각자의 몫인 것 같습니다.

"내게 주어진 일들에 최선을 다하고 살았어요. 이렇게 살아온 삶에 만족하기에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신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나를 너무 아프게 해. 이건 고통처럼 느껴져. 아니 고통이야…. 내가 떠나야 한다는 것을 내가 알아간다는 것이 말이지.

여보, 사실 나는 죽는 것이 무서운 게 아니야. 내가 죽어서 당신과 헤어지는 것이 너무 무서워. 당신 옆에서 하루라도 더 살고 싶은데…. 아직도 내 손을 잡고 자고 있는 당신을 보면, 나는 미칠듯이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

가족에게 아픔을 주는 자신들의 존재가 ‘처음부터 태어나지 않았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지요.

"당신과 이야기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저는 이 공간에 함께 머물러 있어요. 시간이 지나 언젠가 당신을 떠올리며, 당신을 그리워할 것 같습니다. 저도 그리움에 눈물을 흘릴 것 같습니다. 이미 존재하기에 처음부터 태어나지 않은 존재가 된다는 것은 가족을 더욱 아프게 만드는 이야기 같아요.

당신이 죽음으로 사라진다고 해도, 당신이 했던 이야기들은 제게 머물러 삶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아요. 이렇게 아주 잠시 알게 된 저의 삶에도 당신의 생각과 말은 흔적을 남겨요. 그리고 이 작은 흔적으로도 저는 당신을 그리워하고 슬퍼할 것 같아요. 우리는 인간이기에 생각하고 떠오르는 것들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사라짐이 아니라 기억된다는 것을 생각해주세요. 다시 떠올릴 때 가끔은 미소 지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각자의 삶에 대한 의미와 자신의 소중함에 대한 평가는 결국 자신의 몫이겠지만, 그리움과 슬픔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것도 각자의 몫인 것 같습니다.

가족은 당신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순간에도, 당신이 살아 있을 때보다 더 아픈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는 것을 당신도 헤아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만 힘들 것 같은 이 순간, 진실 앞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서 저도 마음이 무척 아파요

타인의 죽음을 바라보며 나의 삶을 생각하고, 타인의 죽음을 바라보며 나의 죽음을 생각합니다.

언젠가 내가 일하는 공간, 내 삶의 터전에 찾아온 인연과의 헤어짐이 참으로 아프게 한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사실도 말입니다

소중한 배우자, 자녀, 부모가 임종을 앞두고 있다면 말 한 마디에도 진심을 담아 전해보세요. 그 말 한마디면 충분합니다. 지나고 나면 그들은 당신의 손길 하나하나에 모두 감사할 것입니다.

당신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누군가에게 무척 소중한 사람이니까요

많은 사람들은 통증이 누그러져도 앞으로 다가올 통증과 고통이 더 심할까봐 두려워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잘한 일은 살면서 언제나 내 편이 되어줄, 적어도 한 사람 혹은 몇 사람을 알게 된 것이라고

"돌아가시고 나면 곁에서 돌본 시간이 너무 짧았다고 후회하는 날이 올 수도 있습니다. 남은 시간이 결코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곁에서 환자가 원하는 것을 함께하고 생각을 나누는 것이 후회가 가장 덜할 것입니다. 지나고 나면 이 시간이 너무나 짧습니다. 그날은 갑자기 옵니다. 오늘이나 내일에도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면 금방은 슬픈 것을 잘 모르다가 한참이 지난 어느 날 갑자기 꺼억꺼억 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뒤늦게 자신의 감정을 깨닫는 것이지요. 그리고 늦은 깨달음은 더 큰 그리움과 아픔을 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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