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을 말할 때는먼저 자신의 의견을 믿자

헤이안 시대의 승려인 코호 대사는 일본 최고의 서예가로 유명하다. 그는 "글자를 쓸 때는 그 글자가 되어라"라고 말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의 제임스 포레스트James Forrest 박사에 따르면 속마음은 숨기려고 해도 어딘가에서 드러난다고 한다. 말로 아무리 감쪽같이 속이려고 해도 표정과 행동, 몸짓에서 속마음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가령 싫어하는 사람에게 "난 널 좋아해"라며 마음에 없는 말을 한다고 해도 금방 들통나고 만다.

의견을 말할 때는 자신이 믿는 사실만을 이야기해야 한다. 아무 상관없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자신과 관계없는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상대는 단번에 알아차린다. 목소리에서 한 치의 열정도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을 상대는 꿰뚫고 있다.

예수는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돼지 앞에 진주를 놓아서는 안 된다"는 말로 대신했다.

쉽게 설명하고 싶다면 예를 들어보자. 이야기가 단순해지면서 누구나 쉽게 이해하게 된다.

평범한 이야기를 평범하게 표현하면 대화의 달인이 될 수 없다. 머리를 전력 가동해 예를 들거나 비유를 사용해 설명해야 듣는 사람도 이해하기 쉬워지고 마음이 움직인다

가령 내가 아무리 "인용하면 설득하기 쉬워진다"라고 말해봤자 크게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 하지만 같은 내용을 어느 대학의 대단한 교수가 말했다고 하면 순순히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기 때문이다.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는 영향력 있는 사람의 말을 인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면 자신의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게 된다.

"오늘은 좀 길게 설교할 거야."
"15분 정도 이야기할 테니까."
 
이렇게 미리 말해두면 지적받는 쪽도 어느 정도 대비하게 된다. 지적받는 일은 싫지만, 얼마 동안 계속될지 짐작할 수 있다면 참고 견딜만하기 때문이다. 정말 참기 힘든 일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지는 것이다.

지적을 할 때는 반드시 끝을 알려야 한다. 언제까지 참고 견디면 되는지 상대에게 알리는 것이다. 이것만 지킨다면 다소 목소리가 거칠어지더라도 상대는 참고 견뎌낼 것이다

누군가를 혼낼 때는 먼저 상대에게 겁을 줘야 한다. 두려움을 충분히 느끼게 한 뒤 상대가 몸을 움츠렸을 때 혼낸다.

겁먹게 한 뒤 평소와 똑같이 혼낸다.
상대가 제대로 혼날 거라고 각오했는데 실제로는 예상만큼 혼나지 않았을 때 ‘적당히 봐준 건가?’라며 오히려 상대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혼났음에도 고마워하는 것이다.

물론 이 기술은 매번 사용할 수는 없다.
매번 "이번엔 진짜 각오해"라고 말하고는 한 번도 혼을 낸 적이 없다면 혼나는 사람도 ‘이번에도 겁만 주는 거겠지’라고 생각할 게 뻔하다. 어쩌다 한번 사용하기에 효과적인 기술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른 뒤 "너무 많이 잘랐네요"라며 불평하는 사람은 있어도 "너무 안 자른 거 아니에요?"라며 불평을 늘어놓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인간에게는 기본적으로 자기 모습을 바꾸고 싶어 하지 않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머리를 많이 잘라 자신의 모습이 바뀌는 데 거부감을 느낀다. 따라서 머리를 많이 자르지 않고 고객의 모습을 크게 바꾸려고 하지 않는 미용사를 오히려 선호한다.

대화 역시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상대의 의견이나 태도를 바꾸려고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사람은 누구나 타인에 의해 자신이 바뀌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말은 해보겠지만 바뀌지 않을 거야’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는 편이 설령 상대가 바뀌지 않더라도 ‘왜 내 말을 듣지 않는 거지?’ 하고 화내는 일도 없고 정신적으로 편하다

화가 난 사람을 상대할 때는더 크게 화를 내라

쉽게 폭발하는 사람을 상대할 때는 친절하게 대하지 말고 도리어 상대보다 더 폭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몸싸움을 하게 되더라도 물러서면 안 된다

프랑스에서는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연설을 해야 대통령이 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어려운 이야기를 되도록 알기 쉽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사람들에게 사랑받거나 존경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거래 상대는 적군이 아닌아군으로 대하자

"상대를 적대시하는 태도만 바꿔도 대인관계는 놀랄 만큼 원만해진다." 하버드대학교의 테렌스 버넘Terence Burnham 박사의 말이다.

상대가 협력자라고 생각하면 ‘내가 더 잘해야지’, ‘경쟁에서 이겨야 해’, ‘내가 더 큰 이익을 얻겠어’와 같은 마음은 줄어든다. 내 편이라고 생각하는 상대에게는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을 만날 때는 무턱대고 상대를 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협력자가 될 수 있는 소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도록 하자.

반면 정도의 문제이지 기본적으로는 온화한 태도를 유지하되 유연하게 입장을 바꿀 수 있다는 자세를 보이는 편이 훨씬 이득이라는 사실을 제시하는 자료도 있다

미네소타대학교의 알렉산더 로스만Alexander Rossmann 박사에 따르면 환자에게 수술을 권할 때 "600명 중 400명이 죽는다"가 아닌 "600명 중 200명은 산다"고 설명하면 의사의 말에 귀 기울여준다고 한다.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죽는다’는 말보다 ‘산다’는 말에 초점을 맞추면 ‘그렇다면 수술을 받아볼까?’라는 마음이 생긴다는 것이다.

악의적인 말을 들었다면상대의 말꼬리를 잡고 반격에 나서라
 
"너는 맨날 이런 식이냐?"
"맨날이라니? 언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줄래?"
 

말꼬리를 잡을 때 중요한 점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냉정함을 유지하되 공손한 말투로 공격하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질문하고 있을 뿐’이라는 태도를 유지하면서 상대를 바늘로 따끔하게 찔러야 한다.

이러한 기술은 익숙해지지 않으면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상대의 무례한 말을 그냥 넘길 수는 없다.
상대가 무례한 행동을 한다면 나 또한 반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만만한 사람이라 여기고 얕잡아 보기 때문이다.

미주리대학교의 케논 셸던Kennon Sheldon 박사에 따르면 상대가 불쾌한 행동을 했을 때는 나 역시 반드시 되돌려줘야 상대가 온순해진다고 한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보복 전술’이라고 부른다.

상대가 나를 물어뜯으려고 하면 나 역시 물어뜯어야 상대도 송곳니를 감추게 되고, 이는 결국 나를 지키는 일이 된다.

상대의 말에 악의가 느껴진다면 얌전히 듣고 있지 말고 질문을 던지며 상대를 꼼짝 못 하게 할 정도의 배짱이 필요하다.

무슨 일이든지 그렇겠지만 대화에서도 기본이 탄탄해야 응용도 가능하다.
어떠한 기술이든지 기초 단계를 거쳐야 비로소 응용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이는 당연한 이야기인데도 대화에서만큼은 누구나 쉽게 상급자의 기술을 배우고 싶어 한다.

대화에서도 기초를 탄탄히 다져야 비로소 농담 섞인 유쾌한 대화가 가능하다. 연설에서 느닷없이 사람들을 웃기려고 해도 연설의 품위만 떨어뜨릴 뿐, 결국 사람들에게 빈축을 살 게 뻔하다

워싱턴대학교의 조너선 브라운Jonathon Brown 박사에 따르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자존심에 상처받는 일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자신감 넘치는 사람은 상대에게 승부를 양보하는 일쯤이야 별일 아니지만,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말싸움에서 지는 일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한다.

말싸움에서 질 수 없다는 생각은 쓸데없는 허세이자 자존심에 불과하다. 말싸움에서 지는 일이 자신에게 수치라고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다. 우아하게 승부를 양보하는 것이다.

물론 져준다고 해서 "네, 네. 당신 말이 모두 옳습니다"라든가 "알았어, 알았어. 네 말이 다 맞는다니까" 등 비꼬는 식의 말투는 피해야 한다. 상대를 더욱 화나게 할 뿐이다. 겉으로는 고분고분하게 져주는 것이 사교술이라고 할 수 있다

감사의 말로상대에게 기쁨을 선물하자
 
"바쁜데 이렇게 도와주다니, 정말 감사해요."
"아니 뭘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기분이 좋네요."

"무거운데 들어줘서 고마워."
"바쁠 텐데 시간 내줘서 고마워."
"도와줘서 정말 기뻐, 고마워."
 
언제든지 감사의 말을 입버릇처럼 꺼낼 수 있다면 멋진 일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친절을 베풀었을 때 곧바로 감사의 말을 건넬 수 있도록 감사하는 습관을 들이자.

‘고맙다는 말을 전해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하지?’
이렇게 머뭇거린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망설이지 말고 누구에게나 "고마워", "고맙다", "고마웠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캘리포니아대학교의 로버트 에몬스Robert Emmons 박사에 따르면 감사의 마음을 전할 줄 아는 사람이 늘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사람에 비해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보며, 신체적으로도 건강하다고 한다. 즉,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더 즐겁게 생활한다는 의미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았다면 그 즉시 "고마워"라고 말을 해보자. 깊게 고민하지 말고 감사의 말을 건네는 것이다. 말 한마디에 삶이 즐거워진다면 실천해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은가.

참고로 감사의 말을 들었다면 과장되게 기뻐하는 것이 좋다. 내가 감사의 기쁨을 표현하면 할수록 상대는 나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대보다 크게 고마워하면 ‘이런 작은 일에 이렇게 고마워하다니, 다음에는 더 큰 친절을 베풀어야겠군’이라고 생각하는 게 사람 마음이다. 딱히 대단한 일이 아니더라도 조금은 과장되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보자. 사실 친절을 베푸는 쪽에서는 꽤 수고스러웠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일은 더 많은 친절을 끌어내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늘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고 조금은 과장되게 어필한다면 상대도 보람을 느끼고 나 역시 계속해서 도움을 받게 될 것이다.

성격이 무뚝뚝해 보이는 사람은 사실 단정 지어 말하는 말투여서 상대에게 그러한 인상을 줄 때가 많다. 이때 말끝을 애매하게 얼버무리며 말함으로써 부드러운 이미지가 풍기도록 한다면 온화한 성격에 친근감 넘치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인간에게는 청개구리 심보가 있어서 부탁을 받으면 ‘반대’ 행동을 하려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에 부정의문문으로 부탁하는 편이 승낙 확률도 높일 수 있다

도망치는 개를 붙잡고 싶다면 쫓아가지 않는 편이 낫다고 한다. 쫓아갈수록 개는 더 도망치려고 하기 때문이다. 도리어 등을 돌리고 반대 방향으로 걷기 시작하면 주인이 자신을 두고 간다는 두려움에 주인 근처로 돌아온다.

인간에게도 비슷한 성격이 있는 듯하다. "창고 좀 청소해"라며 명령조로 말하면 청소하기 싫어지지만, "바빠서 창고 청소는 못 하겠지?"라는 말에는 "바쁘긴"이라고 대답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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