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시보란 가짜 약을 의미하는데, 꼭 약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효과가 있다고 확신하면 믿는 대로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인간은 매우 단순해서 확신이나 암시가 무척 강력하게 작용한다.

"난 많은 사람 앞에서도 훌륭하게 프레젠테이션을 해낼 수 있다."
"난 고객들에게 물건을 잘 판다."
"자기소개만큼은 잘 해낼 자신이 있다."
 

다시 말해, 용기를 얻을 만한 암시를 평소 자신에게 걸어보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자기암시는 대화 능력뿐 아니라 모든 기술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문장력을 키우고 싶다면 스스로 글쓰기에 재능이 있다고 믿고, 정리정돈을 잘하고 싶다면 정리 능력이 뛰어나다고 믿으면 된다.

일단 말하라.말발은 연습량과 비례한다

나는 직업상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많다. 그래서 말에는 자신이 있는데, 이는 단지 사람들과 말할 기회가 많아서일 뿐 다른 특별한 비법은 없다. 연습했으니 잘하는 것은 당연하다.

"연습도 하지 않은 채 대화 능력을 키우고 싶다니 그런 꿈같은 일은 기대하지 마십시오. 꾸준히 연습하는 사람만이 결국 가장 먼저 실력을 쌓습니다."

상대의 눈에 보이는 형태인 몸으로 친절을 보이는 것이 말로 친절을 베푸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물건을 산 뒤에 "고맙습니다"라고 말해도 고객은 기뻐하지 않는다. 불쾌해하지는 않겠지만 "고맙다"는 말은 크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

하지만 점원이 공손하게 고객의 돈을 받은 뒤 거스름돈을 줄 때도 지폐의 앞면이 보이도록 정리하고 동전이 손에서 떨어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고객의 손에 올려준다면 어떨까? 그리고 "고맙습니다. 또 오십시오"라고 말한다면 어떨까? 나라면 다시 그 매장을 방문하고 싶어질 것이다. 말에서뿐만 아니라 행동에서도 점원의 진심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대화가 능숙한 사람은 결코 말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배려 섞인 행동을 연출할 줄 안다. 멋스러운 대사를 외우는 일뿐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훈련해둘 필요가 있다.

뮤지컬영화 <메리 포핀스>에는 주인공인 줄리 앤드류스가 방 청소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청소를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재미있어져. 생각하기 나름이지"라고 말하며 행복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장면이 있다.

대화란 서로를 즐겁게 하는 게임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대화를 나누는 일이 괴롭지 않다. 오히려 즐거워지면서 ‘다음에는 더 높은 점수(좋은 인상을 주는 일)를 받아야지!’ 하고 마음먹게 된다. 대화는 게임일 뿐이니까.

반면 ‘말실수하면 어쩌지, 공손하게 말해야 하는데’ 등 대화의 감점 요인을 찾다 보면 상대와 나누는 대화가 ‘시험’처럼 느껴져 전혀 즐기지 못한다.

대화를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어깨에 힘이 빠지고 마음이 편해지면서 대화가 즐거워진다. 좋아하는 게임을 할 때 몸과 마음이 지치지 않는 것은 그 행동 자체가 즐겁기 때문이다.

나 역시 가장 좋아하는 게임을 할 때면 몇 시간이고 계속할 수 있다. 대화도 게임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에 몇 시간이고 쉬지 않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쉽게 지치지 않는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60시간이나 지속 가능하다는 데이터가 있는데, 즐거운 일에는 피로를 잊게 하는 효과가 있는 듯하다. 하지만 대화를 ‘시험’이라고 생각하면 갑자기 고된 노동처럼 느껴지니 참 신기하다. ‘괜히 감점 받느니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게 낫지’라며 한발 물러선 자세를 보이면 대화가 즐겁지 않게 된다.

《여성을 위한 비즈니스 게임론》의 저자인 베티 레한 해러건Betty Lehan Harragan은 "비즈니스를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같은 일을 하더라도 능률이 오르고 즐거워진다"

‘오늘은 날씨가 좋으니, 날씨 이야기로 시작하자.’
"날씨가 정말 좋네요.
오늘은 날씨처럼 좋은 일만 있을 것 같아요."

대개 처음 만나는 사람과 나누는 대화 내용은 웬만큼 정해져 있다. 따라서 백문백답의 원고를 작성해두고 매뉴얼처럼 외워두면 누구와도 대화가 가능하다.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시험 보기 전에 과거의 출제 경향을 살펴보면 대략적인 대책을 세울 수 있는 것처럼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운다면 대화가 절대 어렵지 않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나누는 대화 내용도 시험문제와 마찬가지로 그렇게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름이며 취미, 업무 내용, 가족관계, 학창 시절의 추억 등 거의 정해져 있다.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떻게 대답할지 원고를 작성하고 외워두면 두려움은 사라지고 처음 만나는 사람과 나누는 대화도 끄떡없다.

대화 원고를 되도록 많이 머릿속에 저장해둬야 한다. 즉흥적인 애드리브로 대화가 가능한 사람도 있겠지만 대개는 불가능하다.
모국어로 말할 때도 재치 넘치는 답변과 상대를 웃기는 농담 등을 최대한 많이 머릿속에 저장해두자. 노력한다면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매번 비슷한 내용으로 대화하다 보면 차츰 대화하는 일에 익숙해질 것이다. 같은 일을 몇 번이고 반복하다 보면 두려움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몸매, 외모, 말투, 목소리 톤 등이 닮은 사람은 성격 또한 대체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달변가가 된 것처럼자신을 연기하라
 
‘나는 최고의 영업자다.’
"우리 회사 최고의 제품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연기하는 대로 그 인물이 될 수 있다.
성공한 사람처럼 행동하면 말투부터 걸음걸이까지 당당해지고, 똑똑한 사람처럼 행동하면 실제로 지적이고 교양이 넘치는 사람이 된다.

암시 효과는 믿기 힘들 만큼 대단한 힘을 지녔다. 싱거운 사람으로 오해를 받을까 봐 고백은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사실 나는 최고의 심리학자라고 생각하며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책을 쓰고 있다. 스스로 글재주가 뛰어난 천재라고 생각한다.

자기암시를 걸었기에 200쪽이 넘는 책을 어떻게든 완성할 수 있었다. 자기암시에 기대지 않았다면 ‘글재주도 없는 내가 감히 책을 쓸 수 있을까?’ 하고 불안해했을 것이다. 마음만큼은 대작가라도 된 듯한 기분으로 집필해야 겨우겨우 책을 완성할 수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가난한 시절부터 부자가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는 생글생글 웃으며 노력했다. 마음 놓고 되고 싶은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즐기기 바란다.

열등의식은 자기암시 효과가 있다. 이 암시 효과는 매우 강력해서 할 수 있는 일도 할 수 없게 만든다. 인간은 할 수 있다고 믿으면 손쉽게 할 수 있는 일도 할 수 없다고 믿는 순간 할 수 없게 된다. 자기암시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우선 자신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열등의식을 떨쳐내자. ‘사람들 앞에서는 말을 잘 못해’, ‘이성과 이야기할 땐 긴장돼’ 등 열등의식을 느끼면 대화가 능숙해지지 않는다

지나친 기대는 버리고 영어는 인사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헬로’나 ‘땡큐’ 같은 단어를 외우는 것만으로도 영어를 할 줄 안다며 만족해한다. 마음을 편히 먹어야 결국 영어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

지나친 기대는 열등의식을 낳는다. 대화 나누는 일에 열등의식을 느끼는 사람 대부분이 아나운서나 방송 진행자 같은 전문가와 자신의 화법을 비교하는 탓에 주변 사람들과 비교해 자신의 화법에 손색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부자에게서는 묵직한 품격이 느껴지는 것은 돈을 지녔다는 사실이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다. 반면 가난한 사람은 어딘지 모르게 위축된 분위기를 풍긴다.
 

"어서 오십시오"라고 말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사가 일방통행으로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상대와 말을 주고받지 않으면 우리는 자기중심적이고 무례하며 차가운 반응을 보이기 쉽다고 한다. 인사를 받고 싶다면 내가 먼저 상대에게 대답을 들을 만한 인사말을 건넬 필요가 있다.

상대와 캐치볼을 하고 싶다면 상대가 받기 쉬운 곳으로 공을 던져야 한다. 일부러 받기 힘든 곳으로 공을 던져서는 안 된다.

자신의 제안이 통과되지 않았다고 낙심할 필요는 없다. 제안이 통과되지 않는 일 따위는 빈번히 일어나기 때문이다.

핵심은 상대에게 거절당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다. 곧바로 꼬리를 내리지 말고 조금 더 매달려본다. 제안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상대와 의견을 주고받으며 대화력과 교섭력을 키울 수 있다면 나에게는 득이 크다.

‘뻔뻔하다’는 말은 별로 좋은 의미로 쓰이지 않지만, 심리학에서 뻔뻔한 사람이란 정신적으로 단단하며 작은 일에는 꺾이지 않는 사람을 가리킨다. 그러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자.

자기소개는 길면 길수록 좋다. 그만큼 상대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리는 데 전력을 다해보자.

로마대학교의 안토니오 피에로Antonio Pierro 박사는 ‘데이비드 비안카트’라는 가공의 인물을 소개하는 50자 단문 소개서와 A4 한 장 분량의 장문 소개서를 작성해 각각의 문서를 대학생에게 읽게 한 뒤 신뢰도를 조사했다. 예상대로 장문의 소개서를 읽었을 때 신뢰도가 상승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신소개를 길게 하면 그만큼 자신을 상대에게 알릴 수 있다.

자기소개의 첫 번째 목적이 자신을 알리는 것인데 이름만 알린다면 상대의 기억에 각인되지 않는다. 매우 특이한 이름이라면 이름 소개만으로 충분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자신을 기억할 만한 키워드를 끼워 넣어야 한다. 상대의 기억에 자신의 모습을 각인시키는 것이 자기소개의 첫 번째 목적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모처럼 명함을 교환하는데 자신을 어필하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막연하게 자신을 소개해오던 사람이라면 이 효과가 얼마나 대단하지 확인해보기 바란다.

대화 내내 겉도는 이야기만 하다 보면 서로 가까워질 기회를 얻지 못한다. 어딘가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먼저 자신을 소재 삼아 조금씩 접점을 찾아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사로운 일이어도 좋으니 ‘나’라는 사람에게 흥미를 느낄 만한 이야기를 꺼내보자. 그러면 상대도 자신에 대한 정보를 알려줄 것이다.

텔레마케터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상대의 사진을 눈앞에 두고 그 사람에게 말을 건넨다는 마음으로 고객과 통화한다고 한다. 고객에게 건네는 목소리가 편안하고 친근해지기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사진을준비해두자
 
‘골든리트리버는 어쩜 이리 천사 같을까...’
‘너는 정말 행운의 마스코트야...’

이는 심리학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의 사진을 보면 우리는 자연스레 미소 짓게 된다. 웃는 모습 그대로 사람을 만나면 애써 웃는 표정을 지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가장 멋진 표정을 상대에게 보여줄 수 있다.

‘나는 이 사진을 보면 마구 힘이 솟는다.’
 
이렇게 용기를 얻을 만한 사진이 있다면 여러 장 준비해둔다. 사람을 만나면 긴장하는 탓에 멋진 미소를 짓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이 사진만 보면 단숨에 얼굴 근육의 긴장이 풀리는, 그러한 사진을 꼭 지니고 다니기 바란다.

참고로 반려동물을 예로 들었지만, 꼭 반려동물이 아니더라도 상대가 무심결에 말을 걸어야겠다고 생각할 만한 매개체라면 무엇이든지 상관없다. 색다른 다이어리나 독특한 휴대전화 장식품, 특이한 만년필 등 상대가 흥미를 끌 만한 소도구를 충분히 준비해두자. 그러면 상대는 좀 더 쉽게 말을 걸어올 것이며, 이 또한 대화력을 키우는 훈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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