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10년간 장이 우리 몸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과학적 근거들이 많이 발표·보고되었다. 장은 몸 전체 장기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러므로 전신 건강을 위해, 건강하게 장수하기 위해 장을 공부하고 깨끗하게 만드는 일은 꼭 필요하다.

장을 다시 건강하게 되돌리면 지금까지 원인을 알 수 없었던 아픈 곳이 회복될 것이다. 또 크게 장이 불편하지 않거나 병이 없는 사람도 장을 건강하게 유지하면 치매나 파킨슨병 같은 뇌 관련 질병은 물론 동맥경화 같은 혈관 질병, 간암과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

장은 소화와 흡수뿐 아니라 전신 건강과 깊은 관련이 있다. 장의 역할이 몸 여러 곳에 걸쳐 있는 만큼 장을 제대로 아는 것은 건강한 삶을 사는 데 평생의 보물이 되어줄 것이다.

장에는 몸 전체 면역세포의 약 60퍼센트가 존재하며, 약 1억 개나 되는 신경세포가 있다. 장은 제2의 뇌라고 불리며, 다양한 기능을 담당한다.

건강한 몸의 시작은 장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장은 다양한 장기와 연결되어 있다. 특히 장과 뇌는 말초신경을 통해 쌍방향으로 영향을 주고받는데, 긴장하면 배가 아픈 것도 이 때문이다. 우울증 환자 중에 변비나 설사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된 바 있으며, 장내 세균이 만들어낸 유해 물질이 뇌에 도달해 치매가 발병하기도 한다.

장은 마음뿐만 아니라 각종 불편한 증상과 질병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장에 늘어난 유해균은 여러 암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알레르기나 거친 피부, 비만에 이르기까지 몸과 마음의 온갖 문제가 장으로 통한다.

장에는 약 1억 개의 신경세포가 있다. 인체에서 뇌 다음으로 많이 존재한다. 뇌가 장을 제어하는 것이 아니라 장이 스스로 판단을 내리기 때문에 제2의 뇌라고 불린다.

세균도 인간이 먹은 음식을 먹이 삼아 증식하므로 식생활과 생활 습관에 따라 장내 세균 구성에 조금씩 변화가 생길 수 있다. 60세가 지난 시점부터는 장내 세균의 구성에 반드시 큰 변화가 찾아온다. 유익균이 서서히 줄어들고 유해균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장 상태가 좋지 못해 고민인 사람들 대다수가 표정이 어둡고 생기가 없다. 우울증 환자 중에는 변비나 설사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통계도 있는데, 마음 건강과 장내 환경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앞서 뇌와 장이 쌍방향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관계에 관해 이야기했듯이 몸과 마음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려면 장 건강을 유지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인간의 정서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이 있다. 행복한 기분과 관련이 있어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그런데 세로토닌의 90퍼센트가 장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세로토닌은 흥분 물질 노르아드레날린과 도파민의 폭주를 억제하고 아침에 기분 좋게 눈뜨게 하거나, 의욕을 되찾아 긍정적이고 행복한 기분을 만드는 데 영향을 주는 호르몬이다. 장의 연동운동을 활발하게 하므로 세로토닌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면 설사가 생기기도 한다.

장내 환경이 악화할 때 세력을 늘리는 아리아케균은 소화액 성분 중 하나인 담즙에서 이차 담즙산이라는 유해 물질을 생성한다. 장과 간을 이어주는 문맥이라는 혈관을 통해 이 물질이 간에 들어오면 간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치매나 파킨슨병, 우울증의 원인이 되는 독소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피부를 늙게 만들거나 해로운 가스를 만드는 유해균을 늘리기도 한다. 장에서 노화가 시작된다는 말도 일리가 있다.

살찌게 하는 균, ‘퍼미큐티스’ 그룹의 비율이 높을수록 비만이 되기 쉽다. 중간균인 퍼미큐티스는 영양소를 과도하게 흡수하는 특징이 있다. 일반적인 세균은 흡수하지 못하는 난흡수성 식이섬유조차 분해하기 때문에 극단적으로는 물만 마셔도 살찌는 사람이 나타나게 된다.

마른 사람 중에는 박테로이데스 세균 비율이 높아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인 사람도 있다.

대장에는 알파– 시누클레인 단백질이 있는데, 이 물질이 과도하게 생성되어 미주 신경을 통해 뇌에 축적되면 파킨슨병이나 치매(레비소체형)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뇌와 위, 뇌와 장의 관계가 끊어진 환자의 경과를 살펴보니 파킨슨병이나 치매에 걸리는 비율이 낮았다. 여기서도 뇌와 장의 상관관계를 알 수 있다.

장내 환경이 악화하면 가스가 차고, 장이 팽창 또는 수축할 때 부하가 커진다. 이렇게 되면 장 점막 세포가 약해지면서 세포끼리 연결 고리가 끊어지고 만다. 정상적인 장 점막은 병원균과 소화가 되지 않은 단백질이 혈관 안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차단해주지만, 연결 고리가 끊어진 장 점막은 차단해야 할 병원균도 통과시킨다. 이렇게 장 점막의 필터 기능이 고장난 상태를 ‘리키것 증후군Leaky Gut Syndrome’이라고 한다.

증상을 개선하려면 청어, 고등어에 함유된 오메가–3, 항산화 성분이 있는 청록색 채소를 많이 섭취하고, 알코올과 카페인, 글루텐(밀에 함유)이 들어간 음식을 피해야 한다

티 없이 맑은 피부를 갖고 싶다면 영양 공급과 호르몬 분비를 담당하는 장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장내 세균총의 균형이 깨져 유해균이 늘어나면 유해 물질을 만드는 세균, 페놀류Phenols가 증가한다. 페놀류는 장에서 혈류를 타고 피부에 도달, 축적되는데, 표피 세포에 나쁜 영향을 끼쳐 피부를 거무칙칙하고 푸석하게 만든다. 즉, 유해균이 증가하면 피부가 거칠어진다. 변비에 걸리면 피부가 안 좋아지는 이유도 페놀류 때문이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피부도 영향을 받는다. 에스트로겐은 콜라겐을 생성해 피부가 좋아지게 만드는데, 이 물질이 부족해지면 장내 세균이 대두(콩)의 성분, 이소플라본에서 에쿠올Equol이라는 물질을 만들어 에스트로겐을 대신한다. 에쿠올은 여성호르몬과 비슷한 작용을 한다. 체내에 에쿠올을 만드는 세균이 부족한 사람도 많다. 대두를 섭취해도 에쿠올을 만들지 못할 수 있는 것이다. 에쿠올을 보충하는 영양제를 따로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식습관은 장내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장에 들어온 음식은 발효, 분해 과정을 거쳐 몸에 흡수되기 쉬운 물질로 변한다. 이렇게 생성된 물질이 식단에 따라 크게 바뀌면서 몸에 영향을 준다.

몸에 좋은 영향을 주는 유익균은 균형 잡힌 식사를 좋아한다. 채소나 과일을 좋아하며 장에서는 유산, 초산, 비타민B군 등 몸에 이로운 물질을 만들어낸다. 반대로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유해균은 고지방, 고칼로리에 치우친 식사를 좋아한다. 고지방 식사는 암모니아나 아민, 이차 담즙산 등 해로운 물질을 만드는 원인이 된다.

장내 세균의 종류가 다양할수록 장 점막의 장벽 기능이 강화되어 외부에서 들어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상승한다. 장내 세균의 종류가 다양한 사람은 대장암과 간 관련 질병, 유방암의 발병 위험이 낮다.

세균 종류가 다양하지 못한 세균총 상태를 디스바이오시스라고 한다. 이 상태에서는 장 점막의 장벽 기능이 쇠퇴해 면역력이 떨어진다. 건강한 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유익균이 자라나게 만드는, 장의 강력한 아군이 되어주는 식품을 먹어야 한다.

발효 식품, 수용성 식이섬유, 올리고당, 불포화지방산인 에이코사펜타엔산EPA, Eicosapentaenoic Acid와 도코사헥사엔산DHA, Docosahexaenoic Acid가 도움이 된다. 식품의 가짓수가 늘어나는 만큼 장내 세균의 먹이가 되는 영양소의 종류도 늘어나 다양한 장내 세균의 활발한 작용을 기대할 수 있다.

발효식품
요구르트(요거트)
된장
낫토

프로바이오틱스는 ‘건강을 위해서’라는 의미를 지닌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말이다. 먹어서 섭취해도 살아 있는 상태로 장까지 도착하는 유익균을 일컫는다. 장을 산성화시켜 유해균이 자라기 힘든 환경을 만들기도 한다.

간장(누룩균, 효모균) / 식초(유산균) / 누룩소금(누룩균)

절임 쌀겨장아찌 / 김치 / 피클

탁주 / 치즈 / 와인 / 가다랑어포

수용성 식이섬유

식이섬유는 나이를 먹으면서 무너지기 쉬운 장내 환경의 균형을 되돌린다. 유익균이 수용성 식이섬유를 분해할 때 나오는 짧은사슬지방산의 지방 연소 효과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해초
우엉
찰보리

브로콜리
호박 / 멜로키아 / 오크라

아보카도 / 키위 / 말린 석류

메밀 / 낫토 / 호밀빵

<올리고당>
올리고당에는 비피더스균 같은 유익균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유익균만 효율적으로 늘린다.

바나나
양파 꿀

올리고당은 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권장할 만한 영양소지만 지나친 섭취는 대변을 묽어지게 만든다. 섭취량은 양파나 바나나에 많이 함유된 프락토 올리고당 기준 3~8g, 꿀에 많이 들어있는 이소말토 올리고당 기준 10g이다. 꿀은 티스푼으로 두 번 뜬 정도인 10g이다.


바나나와 꿀에 풍부하게 함유된 올리고당은 비피더스균과 함께 섭취해 유익균을 효율적으로 늘릴 수도 있다. 요구르트와 함께 먹으면 좋다.

EPA와 DHA는 체내에서 만들어지지 않으므로 식사로 섭취해야 한다. 장에 생긴 염증을 완화하고 유익균이 늘어나기 쉬운 장내 환경으로 복구시킬 뿐 아니라 대변이 잘 나오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등푸른생선
연어
아마유

생선 통조림을 샐러드에 넣어서 먹는 것도 좋다. 생선 껍질에는 EPA와 DHA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므로 껍질째 먹으면 영양을 더욱 많이 섭취할 수 있다.

식이섬유가 포함된 4가지 식품은 장내 환경을 개선시켜 건강한 몸을 만든다. 4대 식품을 섭취하면서 식습관을 개선하면 장 환자 대부분은 상태가 좋아진다. 그러나 발효 식품이나 식이섬유를 섭취하면 오히려 배가 팽창하거나 변비나 설사를 하는 등 상태가 나빠지는 사람들도 있다. 장에 좋은 식사가 부작용을 일으킨다니 어떻게 된 것일까?

소장 내 세균 과잉증식이 그 원인일 수 있다. 소장 내 세균이 지나치게 늘어나면 대사물이 과잉 생산된다. 여기에 발효 식품이나 식이섬유를 세균에게 공급하면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것과도 같다. 소장 안에서 세균이 증식하여 대량의 가스가 발생, 불균형 상태가 된다.

장이 건강한 사람은 식이섬유나 발효 식품을 적극적으로 섭취해도 좋지만 소장 내 세균 과잉증식,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식이섬유, 발효 식품을 피해야 한다.

식사할 때 배의 70퍼센트 정도만 채우면 소화가 활발히 이루어져 수면 중 공복 시간을 만들 수 있다. 서투인 유전자가 활성화되면 수면 중 안티 에이징 작용도 이루어진다. 피부의 노화, 체지방 증가를 억제하고 뇌병변이나 치매 같은 병을 예방할 수도 있다.

텔로미어: 염색체 끝에 있는 세포 구조. 세포 분열을 할 때마다 짧아지면서 노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대두가 함유된 식품을 먹는 것과 더불어 영양제로 에쿠올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자신에게 필요한 성분을 파악해 몸에 맞는 한방약, 영양제를 찾아보는 것도 좋다.

대건중탕 大建中湯

변비로 고생하는, 피하지방이 많아 살이 찌기 쉬운 사람을 위한 약. 수분 순환을 개선해 변이 잘 나오게 한다. 복용 후 1~2주가 지나 이상적인 변이 나온다.

방풍통성산 防風通聖散

복부 팽창, 복통으로 고생하는 사람을 위한 약. 복부를 따뜻하게 만들며 대장, 소장의 혈류를 늘려 장의 작용을 정상화한다. 자극이 강해 설사를 일으키는 대황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대두를 유산균으로 발효시켜 만든 에쿠올 함유 영양제다. 4알로 10mg의 에쿠올을 섭취할 수 있다. 오오츠카제약 제품이다. 국내에는 아직 에쿠올 함유 영양제가 출시되지 않았다.

변비나 설사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물을 골라 마셔야 한다. 연수는 미네랄이 적고 칼슘과 마그네슘 농도가 낮아 장에 부담을 주지 않고 노폐물을 밖으로 배출해낸다. 따라서 설사가 잦은 사람에게 좋다. 반대로 경수는 미네랄 함유량이 많고 몸에 대한 삼투압이 높아 장에서 쉽게 수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다. 그 결과 변이 부드러워져 변비 개선에 효과적이다.

건강한 장을 만들려면 식습관뿐 아니라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장이 제대로 일을 하지 않으면 전신 건강이 무너진다. 불편한 장을 회복하는 일은 전신 건강을 관리하는 과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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