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깜깜이’와 같은 용어를 포함해 무의식적으로 쓰는 차별적 용어에 대해서도 언론인들이 자정 능력을 발휘해 적극 바로잡아야 한다. 지난 7월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절름발이’라는 표현을 쓴 의원에 대해 장애를 비하하는 발언을 사용했다고 지적했을 때 ‘절름발이’라는 용어를 언론 역시 무의식적으로 쓰고 있는 건 아니었는지 점검할 계기로 삼는 게 중요하다. 장애에 차별과 편견이 있는 용어를 비유적으로 쓰는 것을 중단하자고 언론 유관기관이 특별한 ‘권고’를 내리고, 장애 비하 고정관념 용어 금지 매뉴얼을 단일하게 정리할 필요도 있다.

언론은 공익적 보도에 대한 책무를 이행했을 때 빛을 발한다. 결국 언론의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얘기다. 최소한 부끄러운 뉴스는 내보내지 말아야 한다. 우리 언론인 스스로 말이다.

뉴욕이 아닌 서울 지하철이었다면
미디어오늘

[한겨레 프리즘] 던지지 못한 물음 / 성연철



[서울 말고] 어둠으로 우리 달려가봐요 / 서한나


[최현주의 알뜻 말뜻] 오늘의 아픔


아플 땐 어떤 느낌이세요? 뻐근하세요? 욱신욱신 쑤시세요? 콕콕 찌르는 것 같으세요? 끊어지는 것같이 아프세요?" 한동안 어깨에 통증이 있어 한의원에 다닌 적이 있는데, 침을 놓기 전 한의사는 늘 이렇게 물었다. 처음에는 빠른 사지선다형 질문에 잠시 생각을 해야 했다.

이 의사선생님은 모든 환자들에게 매번 똑같은 질문을 했다. "어깨는 뻐근하고, 목은 좀 당기는 듯?" 나는 말끝을 흐리며 대답했다. 침을 맞고 누워 있는 동안 의사의 똑같은 질문과 환자들의 저마다 다른 대답을 듣느라 나도 모르게 다른 침상 쪽으로 귀를 기울이곤 했다. 그때마다 새삼 깨닫게 된다. 아픈 느낌은 참 다양하구나.

청탁금지법만으론 공정한 사회가 될 수 없다


혜민의 ‘풀소유‘

성철 스님의 법문을 모은 책 ‘자기를 바로 봅시다‘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어떤 도적놈이 나의 가사 장삼을 빌려 입고 부처님을 팔아 자꾸 죄만 짓는가." 능엄경을 인용한 1981년 1월 20일의 이 해인총림 방장 대중법어에서 성철 스님은 "승려가 되어 가사 장삼을 입고 도를 닦아 도를 깨쳐 중생을 제도하지는 않고 부처님을 팔아먹고 사는 사람은 부처님 제자도 아니요, 승려도 아니요, 모두 다 도적놈이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고 일갈했다.

아프면 쉴 권리, 상병수당과 병가



이러한 노동자들이 아프면 쉴 수 있도록 국가가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고, 정부는 상병수당 도입을 위한 연구와 시범사업을 시행하기로 결정하였다. 내가 아프면 또는 내가 다른 사람들을 아프게 할 수 있다면 소득의 손실을 걱정하지 않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상병수당의 기본취지이다. 상병수당은 인간이 일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위기로부터의 충격을 줄여주기 위해 발전해온 국가의 사회보장체계 중 비어있던 한 고리였다

선언 말고 계획

얼마전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의 ‘기후위기비상선언’과 국회의 ‘기후위기 비상대응 촉구 결의안’에 이어 나온 대통령의 탄소중립 선언은 중요한 진척이다. 하지만 선언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대통령의 선언을 듣고 바로 든 생각은 ‘선언 말고 계획’이었다. 지난해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행동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대표에게 ‘연설 말고 계획’을 가져오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온실가스 감축 계획 대신 ‘세계 푸른 하늘의날’ 제안을 가져갔다.

독신의 이유

서울 한 중심에, 그것도 빼어난 전망을 갖춘 곳에 고가 주택을 소유한 유명 승려의 생활이 방송에 소개되면서 인터넷 공론장이 와글와글한 한 주였다. 삶의 무게에 시달리는 대중들에게 평소 무소유와 내려놓음의 가르침으로 ‘힐링’의 길을 안내한 이였기에 사람들은 더한 배신감을 느꼈나보다. 사실 사람들이 구입한 것은 미국 명문대 박사라는 상표와 젊고 수려한 그의 외모였을 텐데 말이다. 그보다 더한 종교인이 무수한데 유명세 때문에 혼자서만 과도한 비난을 받는다는 동정론도 나왔고, 본인도 사회적 활동을 모두 접고 수행자의 생활로 돌아간다고 발표함으로써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하다.


사람들의 반응 가운데 ‘처자식도 없고 취업 걱정도 안 하고 삶의 고통을 모르는 이가 대중을 교화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글에 특별히 눈길이 갔다. 늘 생각하던 바, 가톨릭 사제나 승려가 사회적 지위를 누리는 데는 독신제도 긴밀한 작용을 하지 않나 생각하던 차였기 때문이다. 결혼을 포기함으로써 보통사람의 희로애락까지 버릴 수 있는 게 그들의 특수 지위를 가능케 하는 조건인 셈이다

[금융칼럼] 달라진 ‘연말정산’ 콕! 집어 챙겨보기

코로나19 피해로 인한 경제활력 대책의 일환으로 2020년 3월에는 기존 소득공제율에 2배로 올려 신용카드 30%, 현금영수증과 체크카드는 60%, 전통시장과 대중교통은 80%로 인상했고, 4월~7월까지 사용한 신용카드·체크카드·현금영수증 등은 결제 수단과 관계없이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80%로 상향조정했다. 다만 총 급여의 25% 이상 소비해야 공제가 가능하고, 공제금액 한도는 최대 330만원(총 급여 기준으로 상이)으로 기존 공제 한도 보다 모든 구간이 30만원씩 상승됐다.

올해는 코로나 19, 태풍, 장마 등의 재해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얼마 남지 않은 연말정산을 위해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여 풍성한 13월의 월급을 챙기길 바란다.

[야고부] 정자 기증

방송인 사유리가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을 출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자발적 비혼모가 사회 담론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족 공동체 구성에 대한 통념도 서서히 바뀌고 있고 저출산 문제도 심각한지라 비혼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많이 유연해지고 있다. 결혼 생각은 없지만 자녀를 원하는 여성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관련 사회적 법규도 손질할 필요가 높아졌다


하지만 마냥 박수 칠 일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비혼모에 대한 편견과 규제는 없어져야 마땅하지만 비혼모를 둔 아이들의 행복 역시 간과할 수 없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큰 책임을 떠안는다는 말과 같다. 좋은 부모라는 전제 아래, 편부모 슬하보다 양친의 품이 더 좋은 양육 환경이라는 점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여성에게 결혼이 ‘인생의 무덤‘이 되지 않는 사회, 여성들이 비혼모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하겠다.

좋은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인가?

좋은 커뮤니케이션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당사자가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의 태도는 수평적이어야 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한쪽으로만 흐르는 커뮤니케이션은 효율성을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문병로의 알고리즘여행] 쉬운 일은 쉽게 하자

필자는 학생들에게 쉬운 일은 쉽게 하라고 노래를 부른다. 쉬운 일을 어려운 일 속에 집어넣어 함께 해결하려다 보면 그 쉬운 일이 어려운 일을 방해한다. 비유하자면, 기업의 CEO가 일정 관리까지 직접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자신은 추상화 레벨이 높은 일을 하고, 단순한 일은 비서가 하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첨단기법도 어울리는 수준까지만 기대하는 것이 좋다. 감당이 힘든 희소한 케이스들까지 과하게 부담 지우면 잘할 수 있는 다른 일들에 오히려 방해 거리를 만들게 된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명저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인간의 사고를 시스템 1과 시스템 2로 나누었다. 시스템 1은 직관적이고 즉각적이고, 별 노력없이 자동으로 되는 사고다. 시스템 2는 느리고 시간이 걸리는 깊은 사고다. 현재까지의 AI가 잘하는 일이 주로 시스템 1에 속하는 일이다. 이미지 인식, 자연어 처리 분야가 대표적이다. 현재 AI는 시스템 1에서 시스템 2로 진입해보려고 꿈틀거리는 단계다. 아직은 요원하다. 현재로써 시스템 2는 레벨과 관점이 다른 여러 접근법들이 결합되지 않고는 힘들다.
 

[그 영화 이 장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금붕어는 힘겹게 살아가는 당대의 여성 노동자들, 즉 자영과 보람과 유나의 분신 같은 존재다. 그들의 싸움은 람보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며, 이것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행동이다. 거대 조직의 부품으로 살다가, 페놀 때문에 생명을 잃고 둥둥 떠다니는 물고기처럼 될 수도 있는 현실. 여기서 세 여성 노동자는 연대의 힘을 통해 금붕어를 지켜내고, 그렇게 자신들을 지켜낸다. 영화의 엔딩 시퀀스. 좁은 어항이 아니라 큰 수족관 안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한 마리가 아닌 세 마리의 금붕어가 보인다. 그들에게 좋은 집이 생겨 다행이다.

[살며 사랑하며] 흙탕물이 지나가는 길

아무리 깊은 산 속 개울일지라도 때론 지나가던 산짐승의 움직임에, 때론 소낙비에 떨어진 암석 조각에 의해서건 흙탕물은 예측 없이 일어난다. 바닥이 깊은 묵직한 물이라면 웬만한 변화에도 그다지 영향을 안 받겠지만, 나 같은 얕은 개울은 개구리의 뜀박질에 흔들린 돌멩이에도 온갖 흙탕물이 다 일어 시야가 흐려지는 일이 부지기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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