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신의 욕구를 채우는 것만으로는 삶의 의미가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정신적인 가치가 언제나 육신의 욕구를 넘어선다고 할 수도 없다. 착취당하는 농민들이 빵과 권리를 위해 볼셰비키 혁명을 일으켰고 러시아 공산혁명으로 이어졌다. 인간은 육체와 정신이 조화를 이루어야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육신의 편안함이 꼭 영혼의 기쁨과 비례하지는 않는 것 같다. 살아가면서 그때마다 필요한 부분을 균형 있게 채워가도록 서로 배려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중요한 건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의 품위와 가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오래된 집을 잃어버린 어머니가 우리 집을 낯설어하지 않고 잘 적응하셨으면 한다. 그리고 마음 편하게 사시면 좋겠다. 언젠가 어머니는 조용히 나를 불러 내가 어머니 때문에 곤란을 겪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큰 병이나 사고를 겪고서야 부모님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깨닫는다. 너무 늦기 전에 사랑과 감사의 말을 전하는 것이 어떨까? 지금 곁에 계시다면……
그동안 기고했던 글을 모아서 막상 책으로 내려고 하니 글이 더 필요하여 일기 비슷하게 써둔 글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 신변잡기 같은 내용이라 과연 다른 이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을까 고민도 했습니다. 하지만 암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로서 삶과 죽음의 문턱이 일상인 이런 삶도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 부끄럽지만 용기를 냈습니다
우리의 평범한 삶에서 진정으로 소중한 것은 무엇이고, 기쁨은 어디에 있으며, 죽음을 어떤 자세로 받아들여야 할지 생각해봅니다.
"고통 중에 있는 형제가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고통에서 헤어날 수 있다면, 그 고통은 서로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는 실로 하느님의 큰 선물이 될 것이다.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채운다 함은 바로 이렇게 누군가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일이다. 이때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혈연 이상의 자매가 되어 하느님께 영광이 될 것이다."
제자들에게 가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병 때문에 여러분을 찾는 환자 70% 이상이 여러분보다 배움이 부족하거나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분들일 것이다. 가슴을 열고 늘 따뜻한 마음으로 환자의 손을 잡는다면 오히려 여러분이 행복해질 것이다. 의사는 결코 고상한 직업이 아니지만, 매우 숭고한 직업인 것은 확실하다"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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