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여신은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팔이 길지 않네. 그녀는 그저 자신에 매달리려는 자들을 잡을 수 있을 뿐이야. 그러니 우리, 그녀로부터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 있도록 하세.
세네카, 윤리적 서한, 82.5b 6

일이 잘되는 못되든 그 원인을 운명으로 돌리는 것은 하등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의 성패를 운명 탓으로 돌리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노력할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삶에 있어 운의 작용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런데 운의 작중이란 스토아 사상가들의 말처럼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밖에 있는 것이다. 그러니 운이란 우리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는 외적 요소에 불과한것이다.

세네카에게 운명은 싸워서 쟁취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운명과 싸울수록 인간은 더 취약해진다고 보았으며, 오히려 난공불락과 같은 철학에 의지하는 것이 더 나은 길이라고 생각했다. 

세네카에게 있어 철학이야말로미칠 듯한 탐욕과 바닥 모를 두려움을 길들일 수 있도록 인간을 돕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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