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진의 세계+] 환대의 공간, 독립서점들

가끔은 내게 울림을 준 어떤 책을 다른 누군가도 읽었다고 생각하면 이유 없이 마음이 든든해지곤 한다. 존 버거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 이야기의 후예 혹은 후계자가 된’(<벤투의 스케치북>) 사람이 나만은 아닐 테니 말이다. 가령 카프카를 읽은 사람들은 ‘카프카의 후예’라는 하나의 종족을 이룬 것이나 다름없지 않을까. 독립서점에서는 그런 공통된 기억이 발아될 수 있고, 실제로 발아되고 있다. 사람과 그 사람이 안고 있는 문장을 환대해주는 독립서점들을 지켜주면 좋겠다


소설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는 (불)가능한 삶의 형태를 꿈꿀 수 있다는 것 아닐까.


내가 잠시 들렀던 그 도시는 그렇게 책과 함께 기억된다. 어쩌면 삶의 방정식은 단순한지도 모른다. 어떤 공간에서 향유한 시간이 풍요롭다면 기억들의 총합 역시 두터워지는 식의 단순한 산출….

감사하게도 나 역시 여러 서점에서 환대를 받은 기억을 갖고 있는데, ‘타자에게 자리를 주는 행위, 혹은 사회 안에 있는 그의 자리를 인정하는 행위’(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로서의 그 환대의 기억은 언제나 내게 위로가 되었고 다시 쓸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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