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고등학교 자퇴할래요
김라영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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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만 보았을 땐,

고등학교를 자퇴한 아이의

모습이 좀 더 그려질 줄 알았다

왜 자퇴를 하게 되었는지

그래서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궁금했다

예전엔 고졸, 중졸이라고 하면

무시당하는 일이 많았기에

자퇴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텐데

중졸이라는 시선은 괜찮은지

알고 싶었다

이 책은 아이의 이야기가 아니라

엄마의 이야기였다

어느 날 갑자기

고등학교를 자퇴하겠다는 아이로 인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아이의 인생을 돌아보게 된

엄마의 이야기이다

아이는 왜 자퇴를 하게 되었을까

원래 똑똑했던 아이였는데

말도 잘 듣던 아이였는데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던 아이였는데

엄마가 본 아이의 모습과 함께

본인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과거의 모습과 현재의 심정이

엄마의 입장에서 쓰여있다

아이가 학교에 집중하지 못하게 된 건

교육제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인 건 아닌지

부당했던 담임 선생님의 모습을 언급하며

한국 교육에 대한 문제점과 고민도 이야기한다

초-중-고-대학-취업

자연스럽고 당연했던

과정이 당연한 것이 되지 않았을 때

실패자, 낙오자가 된 것만 같아

자신을 자책하고

아이를 향해 분노하다

더 넓은 시선으로

아이를 바라보게 된다

전부라고 생각했던 것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

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길이 아닐 수 있다

나 역시 전부라고 생각했던 것이

전부가 아니었던 경험과

어떤 정해진 규칙을 벗어나게 되면

실패자로 인식되는 것을 보며

정말 이게 실패인가?

돌아보았던 기억이

떠올라 공감이 되었다


나는 초, 중, 고등학생 아이들을 주로

만나는 직업이라 학부모님도 자주 만난다

가끔 아이의 본 모습은 보지 못하고

자신이 만들어낸 이미지로 아이를 바라보는

학부모님을 볼 때가 있다

우리 애는 안 그래요-

우리 애가 똑똑한데 마음이 여려요-

우리 애가 원래 잘 하는데 오늘 좀 피곤해서 그랬나 보네-

우리 애는 거짓말을 한 적이 없어요-

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

내색은 하지 못하지만

속으로는 엄청 당황스럽다

엄마가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에

아이를 투영시키곤

그 모습과 다른 모습이 보일 때면

그 모습은 원래 모습이 아니라고 부정한다

저자가 그런 건 아니지만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때 그) 학부모님들이 생각나서

아이의 입장도 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더 읽다 보니

나의 학창시절이 생각났고

내 모습이 어떠했든지

믿어주고 항상 좋게 바라봐 주던

우리 엄마의 모습과 겹쳐 보여서 울컥했다

내가 선택한 일에 한 번도 뭐라고 한 적 없이

무한한 신뢰와 격려를 보내주셨었는데

겉으론 내색한 적 없어도

나의 선택으로 인해

뒤에선 몰래 숨죽여 울고

마음 아파했을 엄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생각해보니 위에 언급한 학부모님처럼)

나의 모습을 바라볼 때

우리 엄마도 항상

너무 좋게 해석해서

부담스러울 때가 있었다

(그냥 장학금을 받아와도

엄청 뛰어나고 대단해서 받은 것처럼

이야기할 때가 있어서 민망했던 기억이 난다)

암튼 그렇게 나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긍정이 있었기 때문에

삶이 지치고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었을 때

엄마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제대로 감사를 표현한 적도 없었고

생각하지도 못했었는데

책을 읽다 보니

엄마의 마음은 어떠했을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부모님과의 갈등

아이와의 갈등으로 서로

대화가 되지 않고

학업, 입시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아이와 엄마가 함께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는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에

엄마는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는 데에

조금은 도움이 될 책

 

아이가 암만 속을 썩이고 고통을 주는 원수 같아도

이렇게 마음을 맞추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하나도 없다

아이들을 위해 세상 무서울 것이 없는 강한 엄마가 된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그 무엇도 가능하다는 걸 느꼈다

66p

(우리 엄마 생각이 가장 많이 났던 문장)

 

엄마는 '세상의 전부'라고 믿고 따라주는 아이가 있어서

그 어떤 두려움도 무섭지가 않다

환하게 웃으며 "엄마"하고 부르며 달려오는

아이의 모습이 가슴 벅차다

나를 행복한 엄마로 만들어 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이다

이런 내 아이에게 무엇을 주어도 아깝지 않다

85p

 

능력이 한없이 높아도

스스로 의미 있는 가치를

부여할 수 없으면

아무리 하찮은 일도

행동으로 옮기기 쉽지 않다

1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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