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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스타시아 ㅣ 아나스타시아 1
블라지미르 메그레 지음, 한병석 옮김 / 한글샘 / 2007년 10월
평점 :
<아나스타시아>는 추천을 정말 많이 받은 책인데 그동안 인연이 닿질 않았어요. 그러다 한울벗 채식카페 서평이벤트로 1권을 받아서 읽어보았는데, 적당한 때에 만나게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채식을 시작한 지 7년째가 되었습니다. 처음 2년은 페스코로, 그 이후에는 엄격한 비건을 거쳐서 지금은 비건 지향 채식인이라는 조금은 비겁한 문구로 제 상태를 설명합니다. 아로마테라피를 만난 지 2년이 되었습니다. 예전에 취미로 꽃꽂이를 해본 적은 있지만, 고양이들과 함께 살기 시작한 뒤로 집에 화분은 꿈도 못 꾸게 되어서, 식물과 멀어졌는데, 그 대신 식물이 준 선물 에센셜오일을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려고 노력합니다.
비건 지향 채식인이자 아로마테라피스트가 되어 식물에 깊이 감사하게 된 후에 <아나스타시아>를 만났기에, 이 이야기가 허황된 동화처럼 느껴지지 않고 현대인이 놓치고 있는 삶의 정수가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의 잣대로 보면, 유부남과 밤을 지내 아들을 임신하고, 어린 아이를 숲 속에서 자라게 놔둔다는 게 기행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내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누워서 본 광경이 시멘트 천장이라는 게 미안해졌습니다. 도시에 살고 있지만 자주 숲에 가서, 드넓은 하늘과 바람과 식물의 에너지를 느끼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젠가는 작은 텃밭에 가원을 꾸려서 가꾸면서 살고 싶습니다. 당장 실천을 못한다고 해서 좌절하는 대신, 지금 있는 자리에서, 자연과의 연결, 높은 정신과의 연결을 느끼면서 하루하루 충실히 사는 것도 떳떳한 삶의 태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권에서 아나스타시아가 전해줄 지혜가 기대됩니다.
잣나무는 우주의 에너지를 모아 놓도록 하느님이 창조한 거야. 사랑하면 사람한테서는 빛이 나와. 그 빛은 순간적으로 사람의 머리 위에서 운행하는 천체에 반사되어 다시 지구로 내려오고 모든 살아 있는 것에 생명을 불어 넣지. - P15
왜, 예외 없이, 종교나 위대한 가르침을 전한 사람들은 홀로 떨어져 은자가 됐을까? 왜 주로 숲으로 들어갔을까? 고등교육기관이 아닌 숲으로 갔을까? - P40
지구상의 모든 것, 풀 한 포기, 벌레 한 마리 모두 다 사람을 위해 창조되었어. 그래서 사람에 봉사하기 위한 과제와 본래 목적을 갖고 있지. 수많은 약초가 그 증거라 할 수 있지.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자기의 복을 위해 주어진 커다란 가능성을 거의 활용할 줄 몰라. 충분히 활용하기엔 너무나 지식이 짧아.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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