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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랜드
사와무라 이치 지음, 최고은 옮김 / 하빌리스 / 2026년 8월
평점 :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사와무라 이치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건 『보기왕이 온다』였다. 무섭다는 추천을 받고 읽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공포가 바로 이런 거구나 싶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책으로 읽은 뒤 만화책까지 찾아봤을 정도다. 이후 『시시리바의 집』도 읽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는 조금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 새로운 작품인 『패밀리 랜드』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보여줄지 궁금했다.
『패밀리 랜드』는 여섯 편의 단편이 담긴 책이라 비교적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띠지에 적힌 '있을 법한 이야기가 제일 무섭다'는 문구가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는 정말 딱 맞는 말처럼 느껴졌다.
여섯 편 중 가장 섬뜩했던 이야기는 「오늘 밤 우주선이 보이는 언덕에서」였다. 부모님의 노후와 앞으로 어떻게 부양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나에게는 특히 더 무섭게 다가왔다.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고 간병이나 부양을 도와주는 기술도 점점 좋아지고 있는데, 문득 '그렇게 발전한 기술은 과연 누구를 위해 좋아진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말할 수 없지만, 이야기 속 2단계, 3단계, 4단계 과정이 너무 섬뜩했다. 정말 시간이 흐르면 이런 세상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외계인이 한 말이 너무 슬프게 느껴졌다. 다른 단편들이 주로 섬뜩함을 남겼다면 이 이야기는 이상하게 마음 한쪽이 아팠다.
「사랑을 말하기보다 이와 같이 집행하자」도 인상적이었다. 미래의 장례식은 정말 이런 모습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스마트폰이 없으면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 책 속에서는 태블릿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세상이 펼쳐진다. 읽으면서 '설마 이런 일이 생기겠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정말 이런 세상이 오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들었다.
무섭다는 감정만 남는 공포소설도 있지만 『패밀리 랜드』는 읽고 난 뒤 계속 현실을 돌아보게 만든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는 기술과 가족, 죽음, 인간관계가 미래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지 생각하게 한다.
귀신보다 무서운 건 어쩌면 우리가 실제로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 조금씩 변해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와무라 이치의 공포가 궁금한 독자라면, 그리고 '있을 법한 이야기'가 주는 섬뜩함을 좋아한다면 추천하고 싶은 단편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