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어원 80일간의 세계 일주 - 지구를 한 바퀴 돌았을 뿐인데 1,000개의 영어 어휘가 저절로 쌓였다
폴 앤서니 존스 지음, 고정아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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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디지털감성e북카페에서 무상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영어를 공부하러 떠났다가 세계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


영어 공부에 대한 관심이 꾸준하다 보니 영어 단어를 외우는 것뿐만 아니라, 왜 이런 단어가 생겼고 지금과 같은 의미로 사용하게 되었는지 그 배경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언어는 결국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생활이 녹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어 어원 80일간의 세계 일주』라는 제목이 흥미롭게 느껴져 책을 펼쳤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정말 세계 한 바퀴를 돈다. 유럽에서 시작해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를 거쳐 다시 유럽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따라가며 영어 단어의 어원을 찾아간다. 처음에는 영어 공부를 한다는 생각으로 읽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영어책이라기보다 여행책을 읽는 기분이 들었다.


특히 생각하지 못했던 곳에서 유래한 단어들이 많아 재미있었다. 지역 이름이나 동식물의 이름이 다른 나라나 지역에서 비롯된 경우도 많았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에도 꽤 복잡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그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것은 ‘댄디(dandy)’라는 단어였다. 책에서는 과거의 댄디를 프랑스식 걸음걸이부터 혀 짧은 소리, 잘록하게 재단한 코트와 작은 조끼, 커다란 크라바트 등을 갖춘 사람으로 설명한다. 그런데 내가 기억하는 2010년대 초반의 ‘댄디’라는 표현은 조금 달랐다. 깔끔하고 세련된 사람에게 ‘댄디하다’는 식으로 표현했던 기억이 있다. 같은 단어도 시대에 따라 이렇게 의미와 이미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새삼 흥미로웠다.


아시아 편에서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았다. 샴쌍둥이라는 표현이 실제로 두 사람의 고향인 시암(Siam)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다. 부모가 중국계 혈통이었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다. 영어 어원을 다루는 책이라 우리나라나 일본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일본도 등장해서 반가웠다. 특히 시쓰마 귤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상하이(Shanghai)의 어원에 대한 이야기였다. 실제로 상하이를 여행한 적이 있고 좋은 기억이 남아 있는 곳이라 나에게 상하이는 무역과 금융의 중심지이자 세련된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데 그 이름의 어원에 강제 징용이나 납치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꽤 충격을 받았다. 상하이에서 그런 범죄가 벌어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타국에서 사람들을 상하이로 끌고 오는 행위와 관련해 생겨난 표현이라는 점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각 나라를 설명할 때 사진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 좋았다. 글로만 어원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보면서 이동하다 보니 정말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다. 처음에는 ‘영어 공부를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읽다 보니 어느새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책으로 보는 듯한 느낌으로 바뀌었다.


영어 단어의 어원을 알아가는 재미뿐만 아니라, 한 단어가 만들어지기까지 그 시대의 역사와 문화가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도 함께 알 수 있었던 책이다. 영어의 어원이 궁금한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고, 책을 통해 조금 색다른 세계 여행을 떠나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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