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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술의 세계사 - 리더가 탐한 붉은 권력, 인간의 욕망을 드러낸 와인 역사
명욱 지음 / 포르체 / 2026년 6월
평점 :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나는 평소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다. 마신다고 해도 맥주 정도라서 와인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다. 그래서 『왕과 술의 세계사』라는 제목을 봤을 때도 "와인 이야기겠구나" 정도만 생각했다. 솔직히 와인에 큰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그런데 예상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단순히 와인의 종류나 맛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와인을 통해 권력과 종교, 전쟁과 경제, 그리고 인간의 욕망을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지아의 고대 문명부터 이집트, 그리스, 로마를 거쳐 중세 유럽과 백년전쟁, 프랑스 혁명, 나폴레옹 시대까지 이어지는 내용을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세계사를 다시 훑어보는 기분도 들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역사 속 권력자들이 무력이나 재산만으로 사람들을 지배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왕들은 와인을 통해 자신의 권위를 드러냈고, 종교는 와인에 신성한 의미를 부여했다.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힘만이 아니라 상징과 이야기, 그리고 사람들이 믿고 싶어 하는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은 와인 이야기라기보다 인간과 권력에 대한 이야기로 읽혔다.
나는 원래 세계사 관련 책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 책은 특정 시대를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하나의 소재를 중심으로 역사를 연결해 나간다는 점이 특히 좋았다. 따로따로 알고 있던 백년전쟁, 십자군 전쟁, 프랑스 혁명 같은 사건들이 하나의 흐름 안에서 이어지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붉은색 와인과 세계사의 이야기가 묘하게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 전쟁과 혁명, 왕과 황제, 인간의 욕망과 몰락을 떠올리면 붉은 와인 한 잔이 자연스럽게 연상되었다.
인물과 지역, 전쟁의 흐름이 많이 등장하는 만큼 중간중간 그림이나 지도 같은 자료가 함께 들어갔으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을 것 같다.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세계사와 인문학에 관심 있는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나 역시 와인에 대한 지식보다 인간이 어떻게 권력을 만들고 유지해 왔는지, 그리고 역사가 어떤 방식으로 흘러왔는지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