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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 사람을 죽일 때 - 미시마 유키오 미스터리 단편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심지애 옮김 / 북로드 / 2026년 4월
평점 :
※ 이 글은 디지털감성e북카페에서 무상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미시마 유키오라는 이름은 오래전부터 익숙하게 들어왔던 작가였다. 생각해보니 이전에 『목숨을 팝니다』를 읽은 적이 있었고, 대표작으로 유명한 『금각사』 역시 읽어봐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아직 펼쳐보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아름다움이 사람을 죽일 때』를 읽게 되었는데, 책을 읽는 내내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고도 기묘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아마도 미시마 유키오 특유의 아름다움과 죽음에 대한 집착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이 책은 총 13편의 미스터리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작품집이다. 단순한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인간의 불안, 욕망, 죽음에 대한 감각이 짙게 묻어나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제목 그대로 작품 곳곳에는 ‘죽음’이 존재한다. 누군가는 죽이려 하고, 누군가는 죽음을 기다리며, 또 누군가는 죽음으로 인해 무너진다. 그래서인지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기분이 더 강하게 남았다.
‘복수’를 읽으면서는 당시 일본의 시대적 상황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의 혼란과 불안, 그리고 공포와 광기가 단순한 허구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월담장 기담’이었다. 마지막에 눈 안에서 산수유 열매가 발견되는 장면은 굉장히 기괴하면서도 소름이 돋았다. 읽고 난 뒤에도 그 이미지가 쉽게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공작’ 역시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끝까지 범인이 누구인지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이 오히려 더 긴장감을 만들었다. 독자로 하여금 도미오카인지, 그의 분신인지, 아니면 그의 아들인지 불안과 의문을 남겨두는 방식이 굉장히 미시마 유키오답다고 느껴졌다.
요즘 나는 삶과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삶이란 무엇인지, 죽음은 어떤 의미인지 스스로 질문하게 되는 시기인데,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지금의 나와 묘하게 잘 맞는 작품처럼 느껴졌다. 죽음을 단순히 공포의 대상으로 그리지 않고, 인간의 욕망과 아름다움, 집착과 연결해 보여준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책의 디자인이다. 표지가 굉장히 아름답고, 어두운 파란색의 글씨가 책의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렸다. 차갑고도 서늘한 느낌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읽기 전부터 묘한 몰입감을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