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는 알고 있다 - 5500명의 죽음과 마주한 뉴욕 법의조사관의 회고록
바버라 부처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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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나는 원래도 다큐멘터리를 자주 보는 편인데, 그중에서도 범죄 관련 다큐멘터리에 특히 관심이 많다. 그래서 ‘그것이 알고 싶다’나 ‘용감한 형사들’ 같은 프로그램을 즐겨 보곤 한다. 한때는 내 전공을 살려 법의학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수술실에서 근무하면서 두 번이나 부서를 이동하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차가운 공간의 분위기와 특유의 냄새, 그리고 잔인한 모습들을 내가 잘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이 책의 저자인 바버라 부처가 선택한 ‘법의조사관’이라는 직업이 더욱 궁금하게 다가왔다.


'죽은 자는 알고 있다'는 죽음을 통해 한 사람의 삶을 되짚어보게 만드는 깊이 있는 논픽션이다. 저자는 뉴욕시 법의학 검시국에서 오랜 시간 활동하며 수많은 사건을 마주했고, 그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통찰을 이 책에 담아냈다. 특히 시신이 남긴 작은 단서들을 통해 그 사람의 삶을 복원해가는 과정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죽은 자의 마지막 이야기를 대신 전해주는 역할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연쇄살인, 자살, 고독사, 그리고 9·11 테러와 같은 다양한 사례들은 각각의 죽음이 얼마나 다른 배경과 사연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냉철하게 사건을 바라보면서도 인간적인 시선을 잃지 않으며, 그 균형 속에서 독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특히 반복되는 죽음 속에서도 자신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의료 계열을 경험했던 나에게 더욱 크게 와닿았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아무래도 법의학 간호사가 되기는 어렵겠다’라는 생각과 동시에,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심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단순히 자극적인 사건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라서 인간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읽어보기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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