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 - 글이 책이 되기까지, 작가의 길로 안내하는 책 쓰기 수업
임승수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11월
평점 :
※ 이 글은 디지털감성e북카페에서 무상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든 첫 생각은 “왜 작가님은 이 책을 이제야 출간해주셨을까”였다. 만약 이 책이 9월이나 10월쯤만 나왔어도, 이직 이력서를 그렇게 엉성하게 쓰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글을 쓰는 일을 본업으로 삼고 있진 않지만, 살아가면서 글을 써야 하는 순간은 생각보다 많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시를 써 상을 받았을 때만 해도 나는 내가 글을 잘 쓴다고 믿었다. 고학년이 되어 ‘주장하는 글쓰기부’에서 활동할 때도 그 자신감은 변함없었다. 그러나 이후로는 독후감을 제외하고 글을 쓸 일이 거의 없었고, 대학교에 들어와 취업을 위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쓰다 보니 내세울 것도 부족하고 글쓰기 실력도 그대로라는 사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글을 잘 쓰는 친구에게, 취업지원처에 첨삭을 받으며 여러 번 고쳐보았지만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란 쉽지 않았다.
20대 중반 이후 이직을 위해 또다시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경험은 늘었지만 글쓰기 실력은 그대로인 나를 보았다. 최근에 작성한 자기소개서도 나름 잘 썼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는 순간 그것이 전형적인 ‘잘못된 글’이었는지 깨달았다.
현재 나는 독서와 일상을 나누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서평도 쓰고 있지만, 이것 또한 스스로는 괜찮다고 생각해도 읽어주는 이는 많지 않다. 아마 이것도 ‘나만 만족하는 글’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책을 쓰고 작가가 벌어들이는 수익이 얼마나 적은지도 알게 되었다. 글로 생계를 유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여실히 느꼈다. 나도 언젠가는 내 글로 책을 내고 싶다는 꿈이 있는데(추리/미스터리 소설을 쓰고 싶다), 이 책을 읽고는 우선 목차부터 제대로 짜고 큰 그림을 그리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고 느꼈다. 이렇게까지 자세히 알려줘도 되는지 싶을 정도로, 글을 쓰고 싶은 사람에게는 정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책이다.
마지막으로, 임승수 작가의 책을 처음 읽었는데, 책 속에서 언급되는 다른 작품들을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와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는 음식 맛을 묘사하는 부분이 너무 세밀하고 내 취향이라 더욱 끌렸다. 이 책을 읽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