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읽는 세계사 - 하트♥의 기원부터 우주로 띄운 러브 레터까지 1만 년 역사에 새겨진 기묘한 사랑의 흔적들 테마로 읽는 역사 10
에드워드 브룩 히칭 지음, 신솔잎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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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디지털감성e북카페에서 무상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책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아름다운 표지였다. 띠지를 벗기고 난 뒤 드러난 양장본 표지 또한 너무 예뻐서, 마치 사랑에 관한 마법서를 손에 넣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랑은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해왔고, '사랑으로 읽는 세계사'는 그 긴 시간 속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조명한다. 가장 놀라웠던 점 중 하나는 고대 이집트에서 동성애, 특히 성인 남성과 소년 간의 관계가 흔했다는 사실이었다. 그 시대의 그림이나 조각상을 보면 외설적이고 노골적인 표현이 많은데, 요즘으로 치면 키링처럼 작게 만든 장신구들조차 남녀의 생식기 모양을 하고 있었다. 도대체 그것들은 어디에 쓰였을까? 호기심과 함께 묘한 당혹감이 느껴졌다.

초기의 ‘하트’ 모양도 지금과는 전혀 달랐다. 처음에는 솔방울처럼 생긴 형태였다고 하는데, 이 모양이 시간이 흐르면서 지금의 하트로 변화했다.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힌 장면을 담은 그림 속에도 이 상징이 등장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또한 사람의 심장을 떼어내 몸과 따로 묻는 풍습도 있었다는 점은 꽤 충격적이었다. 죽은 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묻히기 위해 심장을 따로 보관하고 함께 매장했던 것이다. 이 이야기는 묘하게 섬뜩하면서도, 사랑의 또 다른 방식처럼 느껴졌다.


책을 읽는 내내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일본의 춘화는 특히 강렬했다. ‘어부 아내의 꿈’이라는 작품은 기괴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처음에는 아름다운 그림만 가득할 줄 알았는데, 만약 이 책을 공공장소에서 펼쳤다면 당황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내가 꽤 보수적인 편이라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다.


책 속에는 클림트의 대표작 '키스'와 프리다 칼로의 작품도 소개된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는 정말 인상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인류가 태양계 너머로 보낸 ‘보이저 골든 레코드’ 제작 이야기인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두 과학자는 작업을 하며 사랑에 빠지고,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된다. 그야말로 우주로 보내진 진짜 사랑의 기록이 아닐까.


처음에는 책이 꽤 두꺼워 보여 중간에 포기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실제로는 그림이 많아 생각보다 금방 읽을 수 있었다. 내용도 흥미롭고, 무엇보다 시각적인 즐거움이 크기 때문에 소장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단순히 ‘사랑’이라는 감정이 아닌, 인간이 어떻게 사랑을 표현하고 기록해왔는지를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엿볼 수 있어 매우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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