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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담화 1 - Navie 142
최은경 지음 / 신영미디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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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언제부턴가 우리 주변에 친숙하게 다가오는 우리의 전통주를 담그는 남주와 여주의 사랑얘기 입니다. 
 
여주 고미호는 전통주로 성공해서 대가를 이룬 고주엽 주가의 손녀딸로서 유일한 상속녀이기도 하다.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는 재가를 한 상태로 홀로 남겨진 손녀딸이 가슴아파 할머니가 오냐오냐 키우는 바람에 그녀는 자신밖에 모르는 천방지축에 돈을 물쓰듯이 쓰는 소위 말하는 된장녀나 청국장녀로 컸다. 그런데다가 공부는 죽어라고 싫어해서 돈 들여서 보내놓은 외국대학에서도 낙제를 하자 엄한 할아버지에게 혼날까 두려워 몰래 귀국했다가 들키는 바람에 전주-고주엽 주가의 전통 박물관이 있는-로 추방을 당한다. 그곳에서 손녀딸이라는 사실을 절대 알리지 말고 잡부로서 쳐박혀서 반성을 하지 않으면 유언장에서 빼버린다는 엄명과 함께. 그렇게 울며 겨자먹기로 명품백과 구두를 낑낑매며 이고 들고 내려간 박물관에서 젊은 박물관장 강주환을 만난다.

32세의 박물관장 강주환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전통주 제조기술자이다. 그와 미호의 할아버지는 아주 끈끈한 애정을 갖고 있었는데, 그것은 북한에서 피난온 할아버지를 제일 처음 술도가와 인연을 맺게 해준 사람이 주환의 아버지였고, 그 아버지가 알콜중독에 빠져 집안이 어려워지고 주환이 인생을 포기할때쯤 나타나 주환을 환한 세상에서 살아갈수 있게 교육시켜주고 살뜰히 챙겨준것이 할아버지였기때문이었다. 이런 둘의 인연 사이에 손녀딸이자 된장녀이자 천방지축이지만 결코 미워만 할수 없는 귀여운 애교덩어리 고미호가 끼어들게 된다. 첫날부터 지대로 된장녀의 싸가지를 보여준 미호는 직속상관인 최대리로부터 미운털이 박히고 주환에게는 빨리 돌려보내야하는 골칫덩어리가 된다. 하지만, 너무 부유하게만 커서 철딱서니가 없을뿐 악한마음은 없는데다가 타고난 애교에 케이블 tv에서 리얼쇼를 할만큼 깜찍한 비쥬얼로 최대리를 제외한 박물관 식구들의 호감을 얻게 된다. 오직 강직하고 고지식한 주환만이 잔머리를 굴리고, 사고를 치는 미호를 자르려고 하자 어쩔수 없이 할아버지에게 빚을 져서 몸으로라도 갚아야 한다고 거짓말을 늘어놓고 이것이 미호가 주환하게 하는 거짓말의 시작이된다. 그렇게 머물게된 박물관에서 우연히 같이 밥을 먹다가 미호가 타고난 미식가임을 알게되고, 일제에 의해 사장된 전통주를 되살리고 재창조되는 전통주들의 시식을 미호에게 맡기게 된다. 그러는 사이 점점 끌리게 되는 주환과 미호. 그리고 그 둘의 사랑을 눈치채고 옆에서 지원사격을 해주는 주환의 소꿉친구인 한의사 고은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미호의 거짓말은 눈두덩이 처럼 불어났고, 급기야 서울에 올라왔을때 가짜로 조부모를 소개시키기에 이른다. 그리고 마침내 둘의 사랑이 너무 무르익어 막 터지기 일보직전에 고회장이 주환의 중매를 서고, 미호 역시 할머니손에 끌려 각자 맞선을 보면서 주환이 미호의 정체를 알게된다. 하지만 주환은 미호가 자신을 속였다는 배신감보다 자신의 손녀딸이 사적으로는 한없이 애정을 갖고있긴 하지만 공적으로는 월급쟁이에 불과한 주환과 연애를 했다는 사실에 분노하며 결코 허락해주지 않는 고회장의 고집에 더 좌절하게된다. 미호를 포기할수 없었던 주환은 자신의 비장의 카드인 박물관관장 자리까지 내걸지만, 고회장의 분노만 더 키울뿐이었고 주환은 고주엽 주가를 나가야 될 상황이, 미호는 외국으로 내쳐질 상황이 된다. 그러다 탈출을 시도한 미호와 다시 사정해보려고 찾아가던 주환의 차가 부딪히게 된다.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버린 미호를 마지막으로 3년의 시간동안 주환은 미호를 만나지 못한다. 처음엔 자신에 의해 사고를 당한 미호에대한 죄책감으로, 그리고 1년후엔 비서를 통해 미호가 모든것을 잊고 이전의 생활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듣고 차마 다가가지 못한다. 하지만 여전히 고주엽주가를 떠나서도 서울 변두리의 작은 점포를 열어 술을 만들며 미호에게 장담했던 것처럼 새로 술을 만들면 항상 첫술은 미호의 몫으로 따로 담아둔다. 그런 그의 앞에 드디어 아무것도 기억을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미호가 나타난다. 술을 담그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며. 주환은 자신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그녀를 보며 오열 하지만, 자신이 낸 사고에 대한 죄책감으로 그녀앞에 당당히 과거를 말하지 못한다. 하지만, 친구 고은의 충고를 받아들여 서서히 그녀의 기억이 돌아올거란 희망을 품으며 행복해하던차에 청천벽력같이 미호가 사귀고 있던 남자친구를 데리고 오고, 주환은 이제 정말 그녀의 행복을 위해 미호를 떠나보낼 결심을 한다. 예전에 그녀에게 프로포즈할때 함께 소원을 빌며 불을 붙여 날려보냈던 풍등-한지로 만든 등-을 마지막 이별의 선물로 건네며....

 

결국 미호의 기억이 돌아와 해피엔딩으로 끝나긴 하지만, 이 장면은 참 마음을 아프게 했고, 강주환이란 남자의 서글픈 사랑이 확 와닿아서 나중 에필로그에서의 행복한 장면에 참 잘됬다 싶은 생각이 마구마구 샘솟았다.  여주도 귀엽고 사랑스러웠지만, 묵직하면서도 어린 연인을 항상 포근하게 감싸줄줄 아는 남주가 참 흐믓했던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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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무인도에 떨어졌다 1
김랑 지음 / 마루&마야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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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개인적으로 김랑 작가님의 글을 좋아하는 편이라 구입할때나, 빌릴때 염두에 두곤 한다. 특히 우울할때나 많이 웃고 싶을때 기분 좋고 싶을때 보고 싶은 글이라 생각하기에.

 

잘나가는 광고기획사의 한팀이 포상 휴가차 발리로 와서 스킨스쿠버를 하려고 바닷가에 나선다. 그리고는 너른 바다 한가운데서 만난 스콜(폭풍 내지는 태풍)때문에 배가 난파되고 배에 탔던 사람들은 뿔뿔히 모두 흩어진다. 그리고 그 속에 서로에 대해 사랑을 느끼면서도 서로 고백을 못하고 끙끙대던 태민과 서영도 있었고, 그 둘이 구사일생으로 작은 무인도에 착륙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두 연인은 둘만이 존재하는 세상에 와서도 여전히 육지에서의 사건과 만남, 오해들을 회상해가며 끊임없이 싸우고 화해했다가 다시 사랑하다가를 반복한다. 그것은 윤태민이란 남자의 2년반전의 뜨겁던 첫사랑때문이었고, 태민에겐 끝난 그 사랑이 지금 막 시작하려던 서영과의 사랑에 찬물을 끼얹으며 끊임없이 방해하고 괴롭혔기 때문이었다.

 

잘나가는 광고기획사의 총괄 실장 윤태민. 젊은 나이에 능력 있어서 성공했고, 인물도 성격도 모두 흐믓하기만 한 이 실장님의 눈에 띈 천방지축 귀여운 신입 카피라이터 김서영. 윤태민 실장의 눈에 띈 첫날부터 그녀는 반짝반짝 거렸다. 장난스러운 표정과 말투, 그리고 내놓는 카피마다 왠지 성적인 의미가 팍팍 풍기는 그녀만의 특기에 태민은 어느순간부터 그녀를 눈으로 쫒게 되고, 가슴에 담아두기 시작한다. 그리고 드디어 어느정도 고백의 단계에 이르렀을때 2년반전에 결혼을 목전에 두고 자기의 일에 대한 야망으로 태민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자청해서 연수를 떠났던 첫사랑 휘연이 돌아왔다. 그 다음부터 둘의 사이는 꼬이기 시작한다. 휘연이 돌아와서 둘이 연인사이였으며 결혼까지 할거라는 얘기를 듣자 서영은 충격을 받고, 실제로 휘연이 돌아오자마자 그토록 장난스럽고 다정했던 태민의 태도가 외면과 무뚝뚝으로 변하자 서영은 커다란 배신감을 느낀다. 하지만, 사실은 태민이 여전히 자신을 기다려주리라 믿어의심치 않았던 휘연의 영악한 사기행각이었다. 서영을 사랑하게 됬으며 우리 관계는 2년반전에 끝났다고 얘기하는 태민에게 정리할 시간 1달 동안만 서영과 시작하지 말아달라고 한것이다. 그리고는 그 한달동안 서영에게 온갖 거짓말과 괴롭힘을 퍼부었고, 진실을 알리없는 서영은 한달뒤 이제 태민이 고백을 하려했을때도 태민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포상 휴가를 나와서 마침 배도 무서워하고 물도 무서워하면서 동시에 생리가 시작된 휘연을 떼놓고 태연과 서영을 태운 배가 그렇게 폭풍을 만나면서 무인도에 가게된것이다. 물론, 거의 로빈슨 쿠루소와 같은 동굴 생활과 섬생활 얘기도 나오고 무섭고 막막한 그곳에서 서영이 죽기전에 고백이라도 한다고 그동안 숨겨왔던 진심도 보여주지만, 이상하게-맘에 안들게도- 태민은 그때마다 멋있게 받아주지도 않고, 오히려 서영을 더 아프고 힘들게만 한다. 결국 그 섬에 세계지도엔 나와 있지도 않은 작은 왕국의 왕자가 헹글라이더를 타다가 역시 스콜에 조난을 당하면서 두 사람은 왕자를 구출하러온 배에 묻어서 구출이 된다. 하지만, 우습게도 이 작은나라의 동화같이 잘생긴 연하의왕자님이 서영에게 첫눈에 반해 청혼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태민에겐 최대의 위기가 닥쳐온다. 결국 말이 안통하고, 왕자의이름이 너무나도 길다는 말도 안돼는 이유를 대면서 왕자의 청혼을 거절하고 다시 태민의 품으로 돌아온 서영을 태민은 그제서야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사실 독자들이야 벌써 알고 있었으므로- 당당하게 서영을 사랑한다 말한다.

 

 

음...보는 중간중간에 터지는 폭소도 재밌었고, 무인도에서의 둘의 생활모습이 너무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워서 -남주의 카리스마는 다 어디간겨....?- 좋기도 하고 한편으론 조금... 아쉽기도 했다. 젤 맘에 안든건 남주의 우유부단함이었다.그리고 다분히 오해할만한 행동들도.....그냥, 2권이 아니고 한권만으로도 충분했을것 같은...그래도, 과거의 사건들을 끄집어 내면서 액자식으로 나열해놓은 구성은 특이했지만, 진행보다 과거 얘기가 너무 많아서 이럴거면 뭐하러 중간부터 내용을 잘라서 앞에 끼워넣고 왔다갔다 했는지....읽는동안 좀 정신이 산만했다.

하지만, 분명 재밌는 얘기였고, 해피엔딩이고, 다소 얼마간은 실제로 무인도에 갔을때 써먹을 만한 정보도 얻었다. ....아무돌이나 부딪힌다고 다 부싯돌은 아니다. 다음, 나뭇가지로 아무리 비벼도 불 붙이기 힘들다....등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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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지던트
이서윤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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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2009년 대한민국.  

민주당 이강유 후보 통일한국 제3대 대통령 당선. 그는 이제 겨우 34세였지만, 최연소 사시에 이어 외무고시 합격까지, 26세에 국회의원 당선에 재선까지 성공하고 마침내 대통령까지 된것이다. 게다가 인물로 여성들의 표심을 싹쓸이 했다는 말이 있을정도로 훤칠한 키에 준수한 용모, 사람을 잡아끄는 중저음의 매력적인 목소리까지. 완벽 그 자체였다. 단, 아직 미혼이라는것이 정치적경력에는 흠이라면 흠이었지만, 여성 유권자들에겐 그것이 더 환상이었다. 한편, 이강유의 친구이자 누나 미유의 주치의를 하고있는 지혁은 방송국(SBN)기자인 여동생을 두고 있는데 현재 그녀는 한창 내전중인 아이센공화국의 종군기자로 파견된 상태였다. 강지후. 그녀와 강유는 좀더 어려서는 오빠 친구와 친구 여동생으로서 만났고, 더 지나서는 강유의 국회의원 당선 사무실에서 아르바이트 학생으로, 그러다 마지막날 둘의 첫키스상대가 되기도 했다. 둘다 서로가 기억을 못할거라 생각하긴 하지만. 그러다 통일한국의 국민들뿐만이 아니라 전세계가 경악할만한 일이 TV속 SBN의 여기자가 화면에 나오면서 발생했다. 공습이 펼쳐지는 격전지에서 생중계를 하던 지후가 굉장한 포탄소리와 함께 사라진것이다. 구사일생으로 그녀는 살았지만, 대대로 유명한 의사집안인 그녀의 완고한 할아버지에 의해 한국으로 불러들여졌고 그녀는 다시 청와대 출입기자가 됐다.그래서 대통령 이강유와 기자 강지후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사실, 강유는 지후를 이미 숫자를 세기 훨씬 오래전부터 눈에 담아왔었고, 청와대 브리핑자리에서 그녀를 보았을때는 욕심을 내고 말았다. 그래서, 친구인 지혁에게 전화를한다. 얼마후에 있을 영국 공식 방문자리에서 총리부인과 왈츠를 추어야하는데, 완벽한 강유의 헛점인 춤이 문제였다. 그 춤선생으로 댄스스포츠 강사 자격증까지 갖고 있는 지후를 선택한것이다. 물론, 춤만을 배우려면 더 훌륭한 춤선생도 많을텐데 굳이 지후를 부른것이 다른 흑심이 있는 것이었고, 그것을 짐작조차 못했던 지후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스포츠에 만능이라고 알려진 이강유대통령의 뻣뻣한 동작에 슬금슬금 웃음이 나오면서 여유가 생겼다. 게다가 그들에겐 추억할만한 과거도 있었고, 서로에게 감추고 묻어두려고만 했던 마음이 있었기에 아주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스킨십은 둘의 마음에 불을 당겼다. 강유는 당당하게 "연애합시다."라고 프로포즈했고 당황은 했지만 그의 환상적인 키스와 저돌적인 구애에 지후도 수백만 통일한국 여성들을 적으로 돌리면서도 그 청을 받아들일수밖에 없었다. .....대내적으론 정치적 반대파 세력과 대외적으론 전쟁중인 아이센공화국의 파병문제로 대통령으로서의 이강유를 시험하지만, 그의 곁엔 그를 믿어주고 사랑해주는 지후가 있어서 그는 통일한국의 대통령중에서 가장 사랑받는 대통령이 될수 있었다.  

음… 수많은 평대로 훌륭하고 재밌었다. 구성도, 통일한국이라는 가상세상도, 인물들도, 사건들도, 모두 맘에 들었다. 물론, 두권이 아닌 단권이라 이강유대통령의 내부의 반대파들의 음모가 너무 간단하게 허물어져 좀 싱거웠지만, 나름 내전이라는 강한 외부의 갈등 요소들도 재밌었다. 그리고 넘치지 않을정도의 사랑장면도 좋았다. ^^ 그리고, 아주 조금이지만 대통령이라는 자리에서 느끼는 고뇌와 갈등도 느껴볼수 있었다. 간결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글이 이서윤 작가님의 발전을 많이 느끼게 해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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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란 1 기란 3
비연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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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고대국가 진. 그곳을 다스리는 황궁엔 황제가 아니라 두 늙은 태후만이 있다.   

어릴때부터 자불태후의 손에 의해 키워지고 훈육되어온 청년 황제 이윤.  

모든것을 다 쥐고 있는것 같지만 하나도 가진것이 없던 윤은 정치적인 이유로 받아들인 서촉
여인 양기란에게 마음을 주고 만다. 양기란 역시 상대가 남자가 아님을 천하의 황제임을 만인의 황제임을 알기때문에 욕심부리지 않고 윤이 이미 정혼자로 두고 있는 유친왕의 양녀와 혼인하기 전인 4년간만 자신만의 사랑으로 두려한다. 하지만, 황궁은 그마저도 허락하지 않고 마침 윤이 궁을 비운 날 기란을 모함하여 냉궁에 내친다. 그녀는 자신을 키워준 양부가 죽었다는 사실과 집안도 배신을 당해 뿔뿔히 흩어졌다는 잔인한 소식을 듣는다. 다시 궁으로 돌아온 윤은 엄청난 분노를 느끼지만, 드디어 서서히 냉정하고 잔혹한 황제가 되어 철저하게 복수할 날을 계획하며 3년을 기다린다. 그 사이 기란은 냉궁에서 모든것을 이해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처지도 각인시킨다. 후궁의 위치라는것에 대해. 아무리 지금 황제의 사랑이 자신에게 있다고 해도 언제 떠날지 모르는 그런 불안한 사랑에 이제 자신을 맡기지 않을거라 다짐을 한다. 그래서 3년만에 드디어 냉궁에서 나오게 됬을때 기란은 윤을 밀어낸다. 그런 기란을 절대로 놓아줄수 없는 윤은 진심을 담아 오열하며 기란을 돌려놓는다. 그리고 황제의 복수가 시작된다. 자신이 유일하게 몸과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여인을 고통스럽게 했던 사람들을 하나씩 하나씩 똑같은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윤은 변했지만, 기란에게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살가운 황제였다. 마지막으로 어질고 어리고 훌륭하기만 했던 황후가 최대의 불륜과 최대의 음모를 품고 있었음을 밝혀내고 황제는 오히려 황후를 허울뿐인 자리로 남겨놓고 기란과 기란이 낳은 아들과 함께 행복한 여생을 보낸다. 기란은 황제에게 황후도 귀빈도 귀인도 싫다고 한다. 기란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윤이란 남자를 사랑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한다. 그리고 황제는 그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참, 재밌는 책이었다. 물론, 읽기 쉬운 단순한 로맨스 소설도 아니었다. 무작정 아름답고 가슴아프기만 하고, 행복하기만한 것이 아니라 너무 어둡고 무섭고, 복잡한 궁중 여인들의 암투와 시기와 음모가 난무하는… 권력에 집착하는 인간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있는 책이었다. 간간히, 윤과 기란의 가슴아프면서도 예쁜 사랑모습도 보였지만, 책장의 에필로그 부분에 이친왕과 새로운 여인의 등장부분에서 밝게 표현되어있는 부분이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이책은 무게감이 있다. 남주인 윤도 무겁고, 단단하고, 차갑고, 여주도 상냥하고 아름답긴 하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그래도 상당히 맘에드는 캐릭터 들이긴 하다. 특히, 윤. 황제이면서 기란의 남자이기를 원하는 외로운 남자. 아니, 이젠 외로운 남자가 아닌데도 왜 윤은 외롭게 느껴지는지. 이 책에서 황제의 외로움과 고달픔과 비애를 너무 많이 읽어서 그런가 보다. 다음번 책은 좀 더 가벼운 책을 읽어야 할것 같다. 기란의 무거움에서 조금은 벗어나고 싶다.  

(메두사를 나중에 읽었는데, 기란보다 이전 작품이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유명세보다는 못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기란이 훨씬 성숙하고, 구성도 탄탄하고, 매력적이다.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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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1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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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얼마나 기다렸는지... 검색창에 정은궐님이랑 규장각이란 단어를 얼마나 많이 쳤었는지...^^

그리고 드디어 예약판매를 보고 떨리던 두근거림.

역시... 정은궐님은 참 기대를 저버리시지 않는군요!

얼마나 많은 조사와 고민을 하며 글을 쓰셨을지, 그리고 간간히 터뜨려지는 유머, 폭소....재신의 '반토막 신부' 대목에서 어찌나 많이 웃었던지요. ㅋㅋㅋ

이 글에 나오는 주인공은 잘금 4인방이라 하지만, 나오는 인물 하나하나가 어찌 이리도 다 귀하고 독특하고 이쁜지.

가랑 선준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그 나이대의 예쁜 사랑을 하시고, 걸오 재신의 아버지와 약간 정신을 놓으신 어머니도 나름으로 멋지고 매력적이고, 재신의 어린 신부 <반토막,반다지>도 어찌나 귀여운지... 아, 그리고 윤희의 억울함을 풀어주러 증인으로 나온 초선도 참 반할만큼 멋진 기생이었습니다.

아,...다음편이 꼭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재신과 반토막의 사랑얘기도 있어야하고, 아직 여림 용하의 집안얘기,부인얘기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기에.

솔직히, 성균관보다 선준과 윤희의 애정씬이 너무 없어서 좀 서운하였고, 규장각의 이야기가 좀더 진전되었어도 이야기의 완성도가 더 높아졌을거란 아쉬움도 있긴 했지만, 제일 당황했던건 작가님의 후기글이 한줄도 없었다는 점이네요. 다음편이 꼭 있을거라는 확신때문에 용서(?)할수 있었는데, 아무런 안내멘트(?)가 없어서... 그래도, 정은궐님의 머릿속에는 벌써 뒤의 줄거리 구상이 다 되어있겠죠? 아니지, 벌써 글을 시작하셨어야 할텐데...<청나라 사신들의 나날>..뭐, 이쯤이면 좋겠네요. ㅋㅋ

.....-혼자서 다 하네...-

 

그럼, 다음편이 하루라도 빨리 나오길 기대하며, 좋은글 잘봤습니다.

 

 

(* 아!, 규장각편은 어려운 한자낱말들이 더 많이 나오던데, 성균관처럼 친절하게 주를 다 붙여주시지 않았더군요... 어려웠습니다....ㅠㅠ;;...다음편엔 좀더 신경써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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