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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무인도에 떨어졌다 1
김랑 지음 / 마루&마야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김랑 작가님의 글을 좋아하는 편이라 구입할때나, 빌릴때 염두에 두곤 한다. 특히 우울할때나 많이 웃고 싶을때 기분 좋고 싶을때 보고 싶은 글이라 생각하기에.
잘나가는 광고기획사의 한팀이 포상 휴가차 발리로 와서 스킨스쿠버를 하려고 바닷가에 나선다. 그리고는 너른 바다 한가운데서 만난 스콜(폭풍 내지는 태풍)때문에 배가 난파되고 배에 탔던 사람들은 뿔뿔히 모두 흩어진다. 그리고 그 속에 서로에 대해 사랑을 느끼면서도 서로 고백을 못하고 끙끙대던 태민과 서영도 있었고, 그 둘이 구사일생으로 작은 무인도에 착륙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두 연인은 둘만이 존재하는 세상에 와서도 여전히 육지에서의 사건과 만남, 오해들을 회상해가며 끊임없이 싸우고 화해했다가 다시 사랑하다가를 반복한다. 그것은 윤태민이란 남자의 2년반전의 뜨겁던 첫사랑때문이었고, 태민에겐 끝난 그 사랑이 지금 막 시작하려던 서영과의 사랑에 찬물을 끼얹으며 끊임없이 방해하고 괴롭혔기 때문이었다.
잘나가는 광고기획사의 총괄 실장 윤태민. 젊은 나이에 능력 있어서 성공했고, 인물도 성격도 모두 흐믓하기만 한 이 실장님의 눈에 띈 천방지축 귀여운 신입 카피라이터 김서영. 윤태민 실장의 눈에 띈 첫날부터 그녀는 반짝반짝 거렸다. 장난스러운 표정과 말투, 그리고 내놓는 카피마다 왠지 성적인 의미가 팍팍 풍기는 그녀만의 특기에 태민은 어느순간부터 그녀를 눈으로 쫒게 되고, 가슴에 담아두기 시작한다. 그리고 드디어 어느정도 고백의 단계에 이르렀을때 2년반전에 결혼을 목전에 두고 자기의 일에 대한 야망으로 태민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자청해서 연수를 떠났던 첫사랑 휘연이 돌아왔다. 그 다음부터 둘의 사이는 꼬이기 시작한다. 휘연이 돌아와서 둘이 연인사이였으며 결혼까지 할거라는 얘기를 듣자 서영은 충격을 받고, 실제로 휘연이 돌아오자마자 그토록 장난스럽고 다정했던 태민의 태도가 외면과 무뚝뚝으로 변하자 서영은 커다란 배신감을 느낀다. 하지만, 사실은 태민이 여전히 자신을 기다려주리라 믿어의심치 않았던 휘연의 영악한 사기행각이었다. 서영을 사랑하게 됬으며 우리 관계는 2년반전에 끝났다고 얘기하는 태민에게 정리할 시간 1달 동안만 서영과 시작하지 말아달라고 한것이다. 그리고는 그 한달동안 서영에게 온갖 거짓말과 괴롭힘을 퍼부었고, 진실을 알리없는 서영은 한달뒤 이제 태민이 고백을 하려했을때도 태민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포상 휴가를 나와서 마침 배도 무서워하고 물도 무서워하면서 동시에 생리가 시작된 휘연을 떼놓고 태연과 서영을 태운 배가 그렇게 폭풍을 만나면서 무인도에 가게된것이다. 물론, 거의 로빈슨 쿠루소와 같은 동굴 생활과 섬생활 얘기도 나오고 무섭고 막막한 그곳에서 서영이 죽기전에 고백이라도 한다고 그동안 숨겨왔던 진심도 보여주지만, 이상하게-맘에 안들게도- 태민은 그때마다 멋있게 받아주지도 않고, 오히려 서영을 더 아프고 힘들게만 한다. 결국 그 섬에 세계지도엔 나와 있지도 않은 작은 왕국의 왕자가 헹글라이더를 타다가 역시 스콜에 조난을 당하면서 두 사람은 왕자를 구출하러온 배에 묻어서 구출이 된다. 하지만, 우습게도 이 작은나라의 동화같이 잘생긴 연하의왕자님이 서영에게 첫눈에 반해 청혼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태민에겐 최대의 위기가 닥쳐온다. 결국 말이 안통하고, 왕자의이름이 너무나도 길다는 말도 안돼는 이유를 대면서 왕자의 청혼을 거절하고 다시 태민의 품으로 돌아온 서영을 태민은 그제서야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사실 독자들이야 벌써 알고 있었으므로- 당당하게 서영을 사랑한다 말한다.
음...보는 중간중간에 터지는 폭소도 재밌었고, 무인도에서의 둘의 생활모습이 너무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워서 -남주의 카리스마는 다 어디간겨....?- 좋기도 하고 한편으론 조금... 아쉽기도 했다. 젤 맘에 안든건 남주의 우유부단함이었다.그리고 다분히 오해할만한 행동들도.....그냥, 2권이 아니고 한권만으로도 충분했을것 같은...그래도, 과거의 사건들을 끄집어 내면서 액자식으로 나열해놓은 구성은 특이했지만, 진행보다 과거 얘기가 너무 많아서 이럴거면 뭐하러 중간부터 내용을 잘라서 앞에 끼워넣고 왔다갔다 했는지....읽는동안 좀 정신이 산만했다.
하지만, 분명 재밌는 얘기였고, 해피엔딩이고, 다소 얼마간은 실제로 무인도에 갔을때 써먹을 만한 정보도 얻었다. ....아무돌이나 부딪힌다고 다 부싯돌은 아니다. 다음, 나뭇가지로 아무리 비벼도 불 붙이기 힘들다....등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