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지 않아
반디울 지음 / 지금이책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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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의 생각을 적는 공간들이 예전에 비해서 많이 공개적으로 바뀌었고 형태는 다양해졌다. 각각 개인의 삶이 공동체의 그것보다 중요하게 인식되기 시작됐다고 하면서 생긴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변화에 비해 우리는 오히려 타인의 생각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세상에 살게 되면서 타인의 생각이 마치 자신의 생각인양 생각하면서 하루를 채워가고 있지는 않은가? 글쓰기를 하다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 때는 자꾸만 내 생각보다는 어디서 읽었던 혹은 들었던 내용을 적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그것을 인지하는 순간, 글쓰기는 진척이 더 이상 없다. 그래서 이렇게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생각답게 적어놓은 글을 읽으면 그 어느때보다도 마음이 편해짐을 느낀다. 열심히 생각하고 기록한 흔적은 읽는 사람으로하여금 그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진정한 어른이 무엇인가에 대해 자문하는 순간이 작가에게도 찾아왔고, 개인의 고민들을 타인과 나누고 싶어 솔직하게 기록한 이야기들이 책으로 나왔다. 웹툰작가이면서 일러스트레이터이기에 각각의 생각들에 적절한 일러스트가 들어있어 짧은 글 속에서 다양한 생각들을 할 수 있는 시간들을 가질 수 있었다. 작가의 책 속의 작가, 사노 요코의 등장이 꽤 반가웠던 기억도 있다. 기억에 남는 부분을 적어본다.


 


(pp. 23~24) 반성도 잘하고 자기혐오에 빠지기도 잘한다는 작가의 친구 사사코씨에게

'사사코씨, 잘 지내고 계신가요?'

삼십 대 전반에 걸쳐 가장 사이가 안 좋았던 상대가 떠오른다.

(중략)

스스로를 괴롭히는 사디스트와 습관적으로 받아들이는 마조히스트가 한 몸에 공존이라도 하듯이 나 자신을 다그쳤던 시간들.

만약 누군가 1인 2역을 도맡아 하는 내면의 상황극을 멈추지 않고 습관적으로 자신을 괴롭힌다면,,

평안한 마음을 얻고 싶은 열망을 다해 엉킨 매듭을 풀기를,,,,,,



그렇다. 상대는 바로 나 자신이다. 내 자신을 지독히도 미워했던 건 다름아닌 나는 아니였을까? 타인을 미워해본 기억이 있다면 그것이 얼마나 제 스스로를 갉아먹는 행위인지 알 것이다. 그 대상이 나였다면 오죽할까? 작가는 그런 시간들을 그만두고 엉킨 마음을 풀고 자신을 바라볼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보살필 준비가 되었다면 이제는 타인의 처지도 이해할 수 있어야겠다. 흔히들 어른답다고 표현하는 것들에 우리는 우리 자신을 맞추려고 노력하느라 자신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시간들을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에게 따스한 말을 건네기 전 자신에게 그것을 먼저 건네본다면 우리는 꼭 어른다운 어른이 되어야된다는 생각에서 조금은 벗어나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현재를 사랑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소소한 상황들에서 자신의 생각을 찾고, 그것을 기록해 놓은 작가의 생각을 읽으면서 자신의 생각도 짚어보고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는 시간들을 가질 수 있다면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상 속에서도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시작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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