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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가 무서워!
조은수 지음, 이명애 그림 / 만만한책방 / 2018년 3월
평점 :
엄마는 범인찾기라고 설명하는 수학이 주인공 가우수에게는 너무나도 어렵기만 하다. 엄마가 낸 수학문제를 하나 둘 셋 셀 때까지 풀지 못하면 범인 대신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고까지 상상하면서 수학 자체를 두려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책에 그려진 숫자 그림들은 저마다 생명이 있는 것처럼 표정도, 몸짓도 가진다. 그러한 숫자들은 가우수의 마음을 잘 드러내주기 위해서인지 그다지 밝은 표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엄마도, 선생님도 수학문제를 잘 풀지 못하는 우수에게 가혹한 말들을 쏟아내고, 우수는 그만 숫자를 무서워하기에 이르고, 숫자가 없는 곳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그런 생각은 새로운 상상의 장소에 우수를 데려다 준다.
우수가 도착한 곳은 수토피아 마을이고, 그 곳에서 우가차카를 만나게 된다. 그곳은 숫자가 없는 마을이라 옥수수를 셀 때도, 양을 셀 때도, 치킨을 인원수대로 먹을 때도 그림을 그리거나 돌을 이용한다. 그 곳에서 우수는 무엇을 느꼈을까? 그간 느끼지 못했던 숫자가 없음에서 느껴지는 답답함을 느낀다. 그런 우수는 우가차카에게 아라비아 숫자를 가르치게 되고, 둘레와 넓이가 다름을 알려주게 된다. 그렇게 싫어했고 무서워하기까지 한 숫자가 없음에 큰 불편을 느끼고, 그것을 가르치기까지 하다니, 우수는 새삼 그곳에서 숫자의 편리함과 고마움을 느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이렇게 알면 편리하고 중요한 세상을 다스리는 숫자를 퍼뜨리고 있자니, 우수는 족장님과 원로원에서 잡혀가게 되고야 만다.
이 모든 것이 꿈이었다. 꿈에서 깨어난 우수는 숫자에 새삼 관심을 가지게 되고, 숫자에 의해 누렸던 자유에 대한 생각도 다시금 하게 된다. 숫자송도 만들었다. 우수가 만든 숫자송을 아이가 정말 재미있게 따라하면서 읽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숫자를 몸을 이용해 만들어보기도 하고, 숫자를 넣어 재미있는 말들도 만들어보면서 우수가 숫자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진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그런 부분이 아이들에게도 재미로 다가왔나 보다. 실제로 수학을 포기했던 작가였지만 성인이 된 이후 새롭게 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자신의 경험을 살려 아이들이 수학의 재미있는 점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한 점이 돋보이는 책이다. 혹시 수학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면 이 책이 꼭 답이 될 순 없겠지만, 한번쯤 읽어보면서 숫자가 없을 때 생길 수 있는 불편함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