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렇게 책으로 살고 있습니다 - 책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나이즈미 렌 지음, 최미혜 옮김 / 애플북스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독특한 제목으로 일단 시선을 끌고야 만다. 작가의 전작들의 제목들만 살펴보더라도 책이 가지는 제목의 힘은 놀라운 것 같다. 출판사의 영향인지, 번역되면서 가지게 된 독특한 제목인지는 몰라도 제목이 일단 호기심을 자극하니 책을 받아들고는 읽지 않을 수가 없다. '이렇게 책으로 살고 있습니다'는 실제로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다. 작가가 한번쯤은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피해를 본 서점을 찾아다니며 취재를 하러 다니던 중 기획하게 된다. 해일로 인해 서점과 책이 쓸려가고 망가져도 다시 서가에 책을 채우는 사람들을 보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받게 된 저자는 도대체 책이 가진 힘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고,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에 본능적으로 궁금증을 가졌던 것 같다.
우리가 이렇게 독특한 제목에 이끌려 책을 읽게 되고 읽으면서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는 것도 다 책을 만들어준 사람들의 정성 덕분이라는 생각이 드니, 책에서 소개한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에게 호기심이 생기고,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더더욱 궁금해졌다. 책은 작가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작가가 작품 속의 캐릭터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한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전해진다. 작품 속에만 존재하는 것 같은 캐릭터들은 실제로 우리의 사고를 확장시키고 상상력을 자극하게 된다. 작가는 그들의 삶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별히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인식하게 된 직업은 에이전트와 교열자이다. 에이전트와 교열자는 자칫 비독창적인 직업군으로 나름 분류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 책 속에서 만난 그들은 누구보다도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일을 해내는 사람들이었다. 특히 교열자에게 왜 술을 마시라고 권하는지 궁금하신 분은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권한다. 독특한 시선으로 그들의 직업을 전해주고 있었고, 누구보다 책의 기획과 완성도에 깊이 기여한다는 생각이 드는 분들이었다. 서체를 만드는, 책을 디자인 하는, 종이를 만드는, 인쇄하고, 제본하는 그런 일련의 과정들에 종사하면서 자신의 장인정신을 발휘하는 분들에 대해 특별한 생각을 가져본 기억이 있는가? 이 책을 읽고 나면 지금 읽고 있는 한 권의 책이 더없이 소중해짐을 느낄 수 있다. 직접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해놓은 책이라 현장감이 살아있고, 현실적이다.
출판사에서 잠깐 일했을 때, 짧게나마 그들의 노고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있었지만, 그들을 넘어 종이를 만들고, 인쇄를 하는 분들한테까지 관심을 가질 여유가 신입사원에겐 없었다. 이 책의 향기를 맡아보길 바란다. 새책만이 가지는 그런 향긋한 종이냄새 말고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의 진한 향기도 느껴질 것이라 확신한다. 독특한 시선으로 책을 바라보고 사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 책이다. 흥미롭고 신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