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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의 위로
조안나 지음 / 지금이책 / 2018년 2월
평점 :
삶이 고단하면 고단할수록, 상처의 깊이가 미친듯이 깊게 느껴질수록 그것을 제대로 정확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었다. 내가 가진 그리움의 실체도, 지금 외로움이 사무치는 이유도, 삶이 질리도록 재미없을 때에도 그 이유를 찾기 위해서 책장을 서성이고 손에 잡히는대로 책을 읽어대곤 했지만 그것에 대한 정확한 대답을 얻었다기보다는 희미하게 그것을 알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이내 곧 나는 생활인의 모습을 띠고 슬픈 미소를 머금은 영업용 팔자주름을 더 깊게 내보이곤 했다. 그 때마다 느껴왔던 것들의 연결고리를 한 번 적어보았으면 어땠을까? 그 때 그 책을 읽었을 때의 감정만이라도 고스란히 일기장에 적어놓았다면 말이다. 지금 하고 있는 고민이 그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꼈을 때 다시 똑같은 고민을 갖고 책장 앞을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면서 비슷한 책 앞에 멈춰서고 만다.
조안나의 책장의 위로는 그녀의 첫 작품이 다시 세상에 나올 때 단 제목이다. 그녀가 독서광으로 살면서 책을 읽을 때 어떤 음악을 듣고, 주인공들을 어떻게 바라보았으며, 다른 책들과는 어떻게 다르고, 자신에겐 어떤 생각들이 스쳐지나갔는지 적어놓은 아주 재미있는 책이다. 때로는 그러지 못했던 내 시간들이 사무치게 후회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또 어떨 땐 절대 나같으면 읽지 않았을 것 같은 책 제목의 나열에 이 책을 꼭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이야기하고 있는 책들은 하나같이 궁금해졌고, 읽은 소감을 적나라할 정도로 솔직하게 적어놓은 부분을 읽으면서 그녀가 더더욱 궁금해지는 것이었다. 그렇게 이 책은 제목처럼 나한테도 하나의 적잖은 위로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책들이 등장할 때면 더더욱 설렜다. 나의 소감과 다를 때, 나는 발견하지 못했던 무언가를 조안나의 글을 통해 만나게 됐을 때 오히려 더 소름이 끼치곤 했다. 읽었던 책조차 다시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힘이 그녀의 글에는 분명히 존재했다.
그리고 무엇인가를 찾을 수 있었다. 내가 아직도 책을 더 많이 읽어야 할 이유, 바로 그것이다. 나는 지금부터 책을 읽을 때 어떻게 생각을 정리해놓을지에 대해 생각하느라 책에서 몇 줄을 띄어넘어가며 읽기도 했었는데, 그건 다시 읽으면 그만이었다. 이런 순간들이 꽤 많았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만큼 내 머릿속에서 바쁘게 새로운 독서의 계획들이 펼쳐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나올 그녀의 책들이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