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낯선 길이 내게 답을 주었다 -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혼자 여행하며 깨달은 것들
민진 지음 / 박하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작가는 자신의 일상을 적나라하게 까발리면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소설이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실은 가혹했다. 대학 입학과 동시에 아버지를 대신해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학원강사라는 직업으로 겨우겨우 빚을 탕감하고 반지하에서도 벗어난 40대, 직장에서 해고통보를 받고 전세집에서는 보증금을 올려달라고 한다. 이제는 더 뒤로 물러설 것도 없다고 생각하던 때에 배낭여행을 떠나게 된다.


  여행을 결심한 이유가 처절했기 때문에 그녀의 여행은 더더욱 즐거웠으면 하는 바람때문이었을까. 그녀가 겪었던 수많은 스펙타클하게 처절했던, 정말 눈물겹던 여행기는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그리고 바로 이 책의 전반에 함께 호흡을 같이 했던 브래드와의 결말은 믿고 싶지 않았다. 혹시 이 책이 나온 다음에 또 다시 연락을 해오지 않았을까?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무튼, 개인적인 아쉬움은 뒤로한 채 이 책의 내용만을 보자면, 그렇게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대책없이 떠났던 여행기, 그녀는 그곳에서 자신의 민낯을 발견하게 되고, 새로운 깨달음을 가득 안고 돌아오게 된다. 한 달간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 그 속에서 그녀는 자신이 실제로 영어로 이야기하면서 그것을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의 까칠함이나 대담함도 발견하게 된다. 어쩌면 그 동안은 알지 못했던, 알 수 없었던 그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분명 달라진 마음가짐으로 한국으로 돌아왔을 것이다. 그녀가 절망의 순간에 먼지 쌓인 캐리어를 발견하지 않았다면 알 수 없었던 순간들, 그녀는 분명 그런 운명적인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그녀 자신에게 충실했다.


 뉴질랜드에 도착했고, 며칠째 같은 말만 해대던 항공사에 그녀와 같이 화가 났고, 보증금을 올려달라고 사정을 봐달라던 집주인에게 같이 화가 났었다. 브래드의 말을 한번씩은 이해하면서 한번씩은 밉고 질투가 나기도 했었다. 그렇게 그녀의 일상에 함께하다보니 어느새 그녀는 여행을 마친 상태였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마음은 씁쓸했다. 물론 그녀가 다시 돌아온 한국에서는 달라진 삶을 맞이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은 들지만, 못내 아쉬운 느낌이다. 그녀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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