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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네모가 아니에요 - 자하 하디드 ㅣ 바위를 뚫는 물방울 5
지넷 윈터 지음, 전숙희 옮김 / 씨드북(주)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그림책을 보면 현실과 닮아있기에 스토리에 몰입하기에 좋은 것 같다. 이 책 ' 세상은 네모가 아니에요' 도 실제로 존재했던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였던 자하 하디드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에 그녀의 생각이 어떻게 다른 디자이너들과 달랐는지 살펴보면서 아이와 그녀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기존 건축의 구조와 유형에서 벗어난 비정형적인 건축물을 선보인 건축가로 유명한 자하 하디드는 자연현상들을 보면서 그것들을 건축물에 접목시키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었고,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
오랜 전통을 가진 로마의 건물들 사이에 유독 눈에 띄는 모던한 건축물인 로마 현대미술관. 자하하디드가 무려 10년의 시간을 들여 완성했다고 한다.1998년 건축 현상 공모 당시 273:1의 경쟁률을 뚫고 자하하디드가 선정됐다고 하니 그녀의 기발한 디자이너 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모양이다. 특히 이미지를 찾아보면 건물 전체를 가로 지르는 거대한 크기의 검은 계단과 그 위에 걸쳐 있는 빨간 기둥은 마치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강, 바람, 모래 언덕, 습지, 카페트의 모양 등 그녀가 보고 있는 모든 것들이 그녀가 디자인할 수 있는 자료들을 제공해준다. 어릴 때부터 자신의 옷을 디자인하고, 가구의 위치도 바꾸면서 기존에 존재하고 있던 것들을 틀을 깨는 것에 거부감이 없었으며 그런 사고방식들이 고스란히 작품에 표현되었다. 우수한 성적으로 자신의 적성을 살린 대학을 졸업했으며 사무소도 열게 된다.
이 책에 표현된 대로 그녀의 디자인은 다른 것들과 달랐다. 자하의 건물들을 지나가고, 다가서고, 흘러가고, 날아가는 것 같다고 표현하고 있다. 수많은 도전에 실패도 숱하고 경험했지만 결국 그녀의 꿈을 펼칠 수 있게 했던 건 다름아닌 포기하지 않는 그녀의 힘, 바로 끈기였다. 아이들에게도, 개인적으로도 한가지 일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하는 힘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쉽게 가질 수 없어서 늘 실망도 많았던 것 같다. '세상은 네모가 아니에요' 란 책에서 배운 것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한 가지가 바로 이 끈기, 그리고 생각의 유연함이다. 우리가 살아온대로, 앞으로도 꼭 살아갈 필요는 없을텐데 어쩌면 고정된 사고속에서 방법을 찾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아이들이, 그리고 내가 앞으로 생활할 시간들에는 틀에 박힌 생각들이 조금은 줄어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