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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말할걸 그랬어
소피 블래콜 지음, 최세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0월
평점 :
어린이들이 보는 책에 삽화를 주로 그린다는 소피 블래콜은 이 책에서도 따뜻하고 감성적이면서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런 그림들을 참 많이도 그려냈다. 자꾸만 들여다보게 하는 매력이 있는 그림들 덕분에 책의 내용을 실제로 상상해보는데 더 큰 도움을 받기도 했고, 마치 그것이 내 주변에서 일어난 일처럼 느껴져서 주위에 그런 사람이 없나를 생각해보는 시간도 만들어주었다. 물론 상황도, 이야기들이 주로 이루어지는 장소도 내가 사는 곳과는 아주 동떨어진 곳의 이야기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전해주는 이야기들은 마치 그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설렘을 안겨주고 말았다.
이 이야기는 어느 날 발 디딜틈도 없는 전철 칸에 타지 않았더라면, 그 때 잘생긴 한 남자가 옆으로 밀고 들어오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서로 사과를 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먼저 그가 내리면서 단어 두 개를 말하지 않았더라면, 생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한 곳에 모아져 있지 않았더라면 공기중으로 날아가버렸을지도 모르는 이야기들이다. 그랬기 때문에 그런 순간 하나하나가 소중하게 다가오고 이렇게 모여져 있는 놓친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즐거움을 선사해준다. 그렇다. 그 잘생긴 남자가 말한 두 단어는 바로 놓친 인연이다. 그런 상황에서 그런 단어를 생각해낼 수 있으려면 상황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그것을 놓칠 것이라 미리 알고 있다는 것은, 그 전에도 그런 경험들이 있기 때문일까? 수많은 궁금증들이 앞으로 다가올 내용들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 책에 적힌 수많은 놓친 인연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 이야기와 궁금했던 것은 없나 생각해본다. 나는 그것이 미처 놓친 인연일지도 몰라서 속수무책으로 그렇게 보내버리고 말았지만 다시 그것이 내 옆에 와주길 바라지는 않는다. 다만 그것을 한번 생각해볼 수 있음에 이 책에 감사함을 전한다. 정말 어른들을 위한 동화집은 다른 책들이 줄 수 없는 특별한 상상의 시간들을 선물해주는 것 같다. 지금 머릿속에 놓친 인연 중 한 사람이 떠올랐는가? 그럼 그것만으로 오늘의 우리 삶은 한층 더 의미있어 지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