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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한 하지만 뾰족한 -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사랑하는 이들과의 그림 같은 대화
박재규 지음, 수명 그림 / 지콜론북 / 2017년 10월
평점 :
인간의 마음을 제대로 파고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똑같이 느끼는 감정이지만 이렇게 글로 잘 표현해 놓았다는 게 너무나도 놀랍다.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그런 사색의 시간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한번씩 그것을 그만둬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그 속에서 나와 직접적으로 만나는 것은 두려움도 동반되는 일이기에, 그것을 피하고 싶어지는 순간들이 있다.
어느 작가의 말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하나의 문장에 우주를 표현하는 놀라움을 이 책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만났던 사람들과의 대화를 옮겨놓았다고 하는데, 작가의 질문은 빠져있다. 그 대답들이 하나하나가 쉽게 넘길 수가 없다. 어쩌면 겪었을, 지금 겪고 있는, 겪을 모든 것들이 들어있는 것 같기도 해서 그냥 읽고 지나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작가의 질문을 뺀 배려가 더 대답에 집중하게 만들었고 말한 사람의 가치관을 더 들여다볼 수 있게도 만들어줬다.
우리가 겪을 수 있고 바꿀 수 있는 건 바로 현재뿐이다. 이 현재가 어떤 모습이냐에 따라 우리의 삶의 모습들이 바뀌는 것인데 사람들은 현재를 희생하면서 미래를 대비하고, 과거를 부정하고 있느라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불필요한 것들에 대한 신경을 끄고 자신이 꼭 집중해야 할 것에 신경을 쓰는 기술을 지금부터라도 연마한다면 이런 문장들을 쓸 수 있을까? 작가가 쓴 수많은 문장들은 하루를 보내는 곳곳에서 툭툭하고 튀어나와 눈물샘을 자극하고야 만다. 오늘도 그만 울어버리고 말았다. 그것이 너무나도 담담하고 뾰족하기도 하지만, 분명 따뜻해서 그냥 지나쳐버릴 수가 없다. 내 마음 같은 문장을 여럿 만나서 의미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언젠가는 이런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