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가끔 나도 그래
한수련 지음 / 경향BP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남자친구라는 단어, 십년 넘게 써보지도 못한 말에 오늘 하나가 더 포함이 되고야 만다. 사랑이라는 단어도 지금의 내 곁에 있는 이들에게 수없이 쓰고 있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사랑이라는 개념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이십대의 감성을 잊고 지낸 탓인지 제목에서 말한 공감?을 거의 느낄 수는 없었지만, 그 시절의 내가 어쩌면 이런 책을 읽고는 내 맘 같은 한 마디들을 찾아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든다.

 부칠 수 없는 편지를 써보기도 하고, 괜히 그 사람 한 번 더 보려고 물건을 두고 오는 짓을 저질러보기도 한다. 어쩌면 부담될까 괜히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로 핑계를 만들어 한 번 더 보고 온 일도 있지만 차마 모든 걸 꺼내 이야기할 수는 없었다. 그런 나만의 것일 것 같은 일들을 소재로 그 때의 시선을 담아놓은 일기같은 이런 글들이 그저 타인의 감정으로만은 다가오지 않는다. 설레고 사귀고 그렇게 이별을 하기도 하면서 수많은 감정들을 경험했을 그 시절의 감성들이 이 책의 텍스트들을 보는 데 차고 올라온다. 그 때의 감정의 수억분의 일도 되지 않겠지만 잊고 있었던 그런 감정들을 마주할 때면 새삼스럽기도 하고 까무러치게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이런 것이 글이 가져다주는 설레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흘러 지금의 나를 더 나이 많은 내가 바라볼 적에는 어떤 모습일까하는데까지 생각이 미치니, 지금이라는 시간이 더없이 소중해지는 느낌이다. 시간이 축적되고 쌓이면 내가 하는 이야기들이 조금은 힘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정말 그 언젠가가 되면 내가 하는 모든 말이 내 생각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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