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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보고 싶은 밤이야
못말 김요비 지음 / 시드페이퍼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새벽이라는 시간을 오랜만에 다시 느껴본 적이 최근에 있었다. 감성이 촉촉했던 이십대의 나로 돌아가게 해준 것은 새벽이라는 그 시간만이 줄 수 있는 느낌과 안녕, 보고싶은 밤이야라고 반기는 이 시집이었다. 시인들은 세상의 언어들로 내가 가지고 있는 우주를 표현해주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사랑보다는 이별에, 기쁨보다는 슬픔에 감정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시간이 바로 그 시간이 아닐까? 찬찬히 나의 내면을 바라보다보면 나도 알지 못했던 나를 만나게 된다. 시가 그랬다. 시의 언어들이 그렇게 만들었다. 내가 이십대의 연애감정을 잃고 지금의 삼십대를 살고 있어서인지, 처음에는 그 시절의 언어들이 와닿지 않았다. 살다보면 누구가 이유없이 미워지기도 하고, 누구에게 이유없이 미움을 사기도 하는 순간이 온다. 이런 인간관계에 지친 지금에, 그런 글을 만나게 되니 그런 상황들이 정리되기도 하고, 그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책을 계속 읽어나가다보니 커피, 비, 눈물, 그리움, 밤,,,그런 닮아있는 시공간과 단어들이 전체적으로 비슷한 느낌의 시를 만들고 있었다. 그가 어떤 감성을 가지고 세상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은 시간이었다. 유명해진 글들도 있을테고, 자신만이 가지고 있던 습작들도 있었을 테지만, 일단은 이 책에 다 실었으리라,,그의 첫 책을 이렇게 만나게 된 건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끝끝내 말하지 못했던 그 때 그 시절의 나의 언어들, 그것들을 새벽이기에, 그리고 이 책을 만났다는 핑계로 한번쯤 혼자서 슬며시 되뇌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 책은 그렇게 나의 이십대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그저 남의 이야기 같이만 들렸던 과거의 나의 이야기들이 그 속에 있었다. 그 시간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