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친구가 뭐라고 - 우리의 삶은 함께한 추억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사노 요코 지음, 이민연 옮김 / 늘 / 201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노요코의 전작, 죽음이 뭐라고를 읽으면서 죽음에 관해 조금은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들을 가질 수 있었다. 유쾌하고 섬세했던 그녀의 이야기들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있고 인상적이었다. 이번에 읽게 된 뭐라고 시리즈 중 친구가 뭐라고는 평소 친구에 관해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부분을 잘 끄집어 이야기해주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미처 생각지 못한 내가 친구를 대할 때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 친구의 의미가 무엇인지도 한번쯤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줬다. 가족의 죽음을 경험했을 때, 한 친구가 나를 찾아와 아무 말도 없이 텔레비전을 같이 봐줬던 순간이 생각이 난다. 그 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의 감정이 컸었는데,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아무말도 없이 시간들을 같이 보내줄 수 있는 사람들, 그것이 바로 가족 이외의 유일한 존재인 친구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친구란 그 성향에 따라 나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사적인 일상 이야기를 싫어하는 친구에게는 일에 관한 이야기나 추상적인 이야기를 하고, 어떤 친구랑은 구체적인 이야기만 통하기도 한다. 친구란 나의 인생에 대단한 성공을 가져다주는 그런 관계가 아니다. 그런 관계를 이유로 만난다면 그것은 이미 친구가 아닌 것이다. 우리는 다양한 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인정과 온기를 느끼고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 책의 말미에서 이야기하는 쓸모없는 시간들을 함께 보내주는 존재라는 것이 어쩌면 가장 알맞은 친구에 관한 정의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책을 읽으면서 대체 누구와의 대화일까 궁금했는데 끝에서야 알게 되었다. 다른 작가와의 인터뷰 형식을 빌려서 이야기하고 있었다는 것을, 섬세하고 민감한 부분까지 꿰뚫으면서 나누는 그들의 대화에서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나의 친구에 대한 관심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