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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따위 - 내 청춘의 쓰레빠 같은 시들
손조문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1월
평점 :
한 때 에세이나 시집은 읽기가 두려웠던 적이 있었다. 내가 지금 이런 감정놀음에 빠져있어도 되는 때인가? 그것을 읽고 있는 시간이 낭비처럼 느껴졌고 왠지 그러면 안 될 것 같기도 했다. 그 시간에 읽어댄 자기계발서나 재테크 서적들이 나를 어느 정도 세워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개인창업을 할 수 있게 도움이 준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웃음을 잃어버린 내 모습을 보면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내 일상에 대해서 회의감이 생겼고, 절룩거리면서 하루하루를 그저 버티기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에세이집을 다시 읽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책구성 중에는 각각의 자신의 생각을 적은 글귀 뒤에 시를 적어놓은 글을 읽은적이 있는데, 그것이 작가의 생각과 절묘하게 떨어질 때면 참 흥미로웠다.
시따위는 그 책보다도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우리가 쉽게 찾아볼 수 없던 시들을, 특히 유명한 작가들의 숨겨진 시들을 잘 찾아서 적어주고 있으며, 이 작가가 이런 생각도 했었나 하는 궁금증과 호기심이 함께 생기는 시들이 많아서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시보다는 작가의 생각을 읽는 부분이 더 재미있었는데, 시 내용에 억지로 자신의 생각을 맞췄다는 느낌이 아니라, 평소 자신의 생각을 잘 이야기해주는 시를 어쩜 이렇게도 잘 찾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같은 시를 읽고도 자신의 삶을 이렇게 다른 느낌으로 바라볼 수도 있고 그것을 이렇게 재미있게 적을 수도 있구나하는 생각에 흥미가 생기기도 했다. 특히 대소사라는 시가 기억에 남는데, 우리가 뉴스를 읽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그것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주었고,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참 외롭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작가의 생각을 적은 글 뒤에 삽화가 있고 그 뒤에 자신의 글이 간략하게 적혀져 있는데 삽화는 작가의 특징이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글만은 참 좋았다. 시 하나를 읽어도 그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다양하게 적어보고 그것과 관련된 생각들을 확장시켜나가면 그것이 또한 하나의 작품이 된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는 시나 에세이따위가 내 삶을 마구마구 침범해서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