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히 나답게 - 인생은 느슨하게 매일은 성실하게
한수희 지음 / 인디고(글담) / 201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온전히 나답게 산다는 것이 가능할까? 이 책의 저자는 작가의 말을 빌려, 나답게 사는 것에 대해 작가가 얼마나 부정적으로 생각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할만큼 괴짜인 것 같다. 이 책을 펼치자마자 나오는 이야기가 나답게 살지 말라는 것이니, 좀 나답게 살아보려고 이 책을 집어들었다가 이내 웃고 말게 된다. 이 책의 제목이 무지 맘에 들었던 것처럼, 작가의 제목에 상반되는 내용의 이야기에도 고개를 끄덕거릴수밖에 없었고, 특유의 글투가 너무나도 재미있었다. 문장을 통째로 암기해서 적어보고 싶어 그렇게 한 적도 있고, 어떤 구절은 사진으로 찍어놓기도 했다. 작가의 글에 인용된 책들조차 내가 읽었던 것들이라서 그 반가움이란 정말이지 짜릿했다. 작가의 문장들을 품에 껴안고 뒹굴고 싶을 지경이기도 했다.


 뭔가를 성취하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것들을 발로 걷어차 버리면서 살아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p.271)


 완벽하게 무언가를 해내려고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문장이 아닐까? 나 또한 아이가 조금 커서 나에게 향상의 시간을 주고 있지만 그것마저 제대로 되지 않을 때, 그리고 일과 육아와 완벽하게 내 것이 되지 않을 때 땅으로 꺼져 버리고 싶은 순간이 찾아온다. 이 책에서는 그것에 대해 정말 내 마음을 그대로 똑 따서 옮겨놓은 것처럼 글로 풀어 적어놓고 있다. 완벽주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가질 수밖에 없는 그런 조급함. 그것을 작가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의 스타일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런 성향의 사람들은 그렇게밖에 살 수가 없다.


평생을 싸워온 자신의 단점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중략)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 아닐까. 그건 어떤 변명이나 무례가 아니라 일종의 무겁고도 홀가분한 체념 같은 일이 아닐까 하고 나는 생각한다. (p.273)


 이 책은 작가의 문장을 빌려, 내가 알고는 있었지만 글로는 미처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을 표현해내는 그 통쾌함을 자주 만나게 되었고, 그건 짜릿함 바로 그 자체였다. 온전히 나답게 산다는 것은 실제로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마주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고, 그런 순간은 인생을 살면서 자주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우리의 민낯을 발견할 수 있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느라, 자신의 인생을 그들의 기준에 맞추느라 애쓰는 삶을 살고 있는 자신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인생을 먼저 산 선배로서 그리고 상황들에 자기 자신을 던져보고 무언가를 얻어본 경험이 있는 작가기에, 많은 부분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앞으로 자주 꺼내볼 것만 같은 책을 만났다. 온전히 나답게 사는 게 너무나도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리고 자신의 생각 그 민낯을 한 번 만나보고 싶다면 '추운집에 사는 여자'를 한 번 만나보면 무척이나 반가울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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