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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계십니까 - 사람이 그리울 때 나는 산으로 간다
권중서 지음, 김시훈 그림 / 지식노마드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세상 누구도 내 편이 아닌 것 같은 날, 아무리 세게 가슴을 쳐도 가슴속 답답한 것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날 나즈막히 '스님, 계십니까!'
외쳐보게 된다. 산사에 들어서 절을 하고, 선 자리에서 한바퀴 둘러볼 수 있는 여유만 있어도 가슴이 조금 덜 무겁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답답한 날에는 집 근처 절에 혼자라도 걸어가본다. 절이 주는 마음의 위안은 이렇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고 있지만 실제로 많은 것들을 해주는
그 공간속에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알고 지내는 스님이 있어 이런저런 이야기 풀어낼 수 있으면 더없는 인생의 활력이 되고 멘토가 되겠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절이라는 공간이 주는 여유로움과 특유의 향기에 우리는 늘 자신의 고민을 덜어내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이 되어있고, 그 속에는 천년의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도 있고, 알지 못하는 역사속의 이야기들이 있다. 그저
일러스트를 보고만 있어도 재미있고, 마음이 편해지며, 간혹 채색된 곳의 의미도 살펴보면서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자주 등장하는
시조들을 읽으면서 마음속에 살고있는 시인을 한 번 만나게 되기도 한다.
생활인으로 하루를 채워보내면서 여유를 가져본 적이 언제였던가? 굳이 시간을 많이 내지 않고, 일상은 천천히 보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보통
여유를 찾을 수 있는데, 이 책을 읽는 시간만은 온전히 여유로운 옛시간 여행 속이었고, 그것이 바로 여유로움이었다. 산사는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있었고, 실제 절을 보고 그렸을 일러스트들이 그곳을 아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매력이 있었지만, 알고보면 주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산사였음에
감사하게 됐다. 지금 알게 된 이야기들이 그 절에 간다면 생각이 날 것만 같다. 주위의 작은 사물 하나도 허투루 보지 않고 모두 저마다의 이유가
있고, 다 인연이 닿아있다고 생각하면서 오늘도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보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