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도감
박우진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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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박우진의 《인간실격도감》은 제목만 보면 거창한 실패담이나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아주 평범한 우리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책이었다. 그래서 더 자주 웃게 되고, 때로는 뜨끔해지기도 했다.

읽으면서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가까운 사람에게 나도 모르게 짜증을 내고 나중에 후회하는 마음이었다. 밖에서는 애써 친절하게 행동하면서도 정작 가장 편한 존재인 가족에게는 쉽게 감정을 쏟아내곤 한다. 나 역시 엄마에게 괜한 짜증을 냈다가 돌아서서 미안해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책은 그런 모습을 특별히 비난하지 않는다. 오히려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보여준다.

이 책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질투심, 귀찮음, 후회, 자기혐오처럼 평소에는 드러내기 어려운 감정들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꺼내놓는다. 그래서 "나만 이런 줄 알았는데"라는 안도감이 생긴다. 완벽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부족하고 서툴지만 어떻게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에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읽는 내내 인간답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늘 좋은 사람, 성숙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실수하고, 후회하고, 다시 미안해하며 조금씩 관계를 이어 나간다. 어쩌면 그런 과정 자체가 인간다운 삶인지도 모르겠다.

《인간실격도감》은 "괜찮은 사람이 되라"고 말하는 책이 아니라, 이미 충분히 인간적인 존재인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책장을 덮고 나니 다음번에는 엄마에게 조금 더 다정한 말을 건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벽해지지는 못하더라도, 후회할 줄 알고 다시 마음을 내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은 '인간 실격'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 자격을 다시 확인하게 해주는 책"처럼 느껴졌다. 제목의 역설이 오래 남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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