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
이세훈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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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외로움은 누구에게나 낯설지 않은 감정이다.

누군가는 그것을 밤중의 고요함 속에서 마주하고, 또 누군가는 사람들 사이에서조차 깊은 고독으로 느낀다. '

'외로움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는 그 익숙하고도 불편한 감정에 철학의 언어로 천천히 말을 건네는 책이다.

이 책은 외로움이라는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에 대해 서양 철학자들의 사유를 통해 조명하고, 질문하게 만든다.

"혼자인 나의 존재는 어떤 의미인가?", "관계 속에서 나를 잃지 않으면서도 연결될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이 자연스레 떠오르며, 철학이 삶의 바깥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내밀한 질문들에 닿아 있다는 걸 체감하게 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철학자들은 위로의 말을 직접적으로 건네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함께 생각하는 친구’가 되어 준다.

사르트르, 하이데거, 아렌트, 쇼펜하우어와 같은 사상가들은 외로움이라는 주제를 자신들의 언어로 풀어내며,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감정을 하나의 사유의 장으로 이끌어 간다.

철학은 삶의 무게를 가볍게 해주지는 않지만, 그 무게를 견디는 새로운 방식은 충분히 제안해준다고 생각한다.

외로움이야 말로 가장 진실한 욕망과 두려움을 들춰내는 정직한 친구일지도, 나를 탐구해나가기 위해서는 무조건 거쳐가야 하는 과정일지도.

밤이 깊어지면 낮에는 잊고 지냈던 불안과 결핍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난 그 밤이라는 시간이 두려웠다가 익숙해졌다가 언젠가는 편안해졌다가 불편해졌다가 하는 것을 많이 느껴왔다.

외로움을 피하려고 했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외로움은 인간이 자기 존재와 만나는 통로이기에 외로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라는 것을 이제는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외로움은 ‘극복해야 할 감정’이 아닌, 인간 존재의 깊이를 드러내는 가능성이었고, 외로움 속에서 나는 진짜 나를 만나고, 관계의 진정성을 묻고, 존재의 이유를 되물을 수 있다.

그것은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존재에 대한 가장 순수한 사유이기도 하다.

어쩌면 나는 너무나도 나와 닿고 싶었기에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도 미친듯이 외로웠고 외로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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