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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선택 (크리스마스 패키징 에디션)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4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다.
귀한 지인이 전해 준 내년 달력을 벽에 걸다 소소하게 잘 보낸 올해도 새삼 감사해진다.
어제는 오랜만에 소설책 한 권을 들고 침대 위를 뒹굴었다.
책에도 등장하는 크리스마스 즈음이라는 시기, 이 책이 지금 출간된 것은 우연만은 아니겠지?
겨울에 이불 덮어쓰고 뒹굴며 한 번에 읽어내기 좋은 소설책. '찬란한 선택'이다.
누구나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 존재할 것이다.
책을 읽다 나도 가만히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건네 본다.
그 때 내가 다른 길을 선택했더라면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순간의 선택들이 모여 내 삶을 구성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이따금씩 흠칫 놀래곤 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도 남은 내 삶의 어느 부분은 결정한다는 말이기도 하기에.
작가로 살아가는 주인공은 글이 잘 써지지도 않고, 작가로 성공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10년을 사귄 연우와의 관계도 미적지근하다.
그런 그에게 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누군가 제안을 한다.
주인공 명운은 작가가 아닌 다른 삶을 선택했을 때의 인생을 경험하게 된다.
이것은 작가가 본인에게 건네보는 짜릿한 상상의 시간이 아니었을까.
소설은 우연일 수도 있고, 운명일 수도 있는 선택의 순간들 속에서 결정되는 수많은 것들이 스스로가 가진 어떤 생각에 달려 있음을 알게 한다.
처음 책을 읽을 때는 뻔한 회귀물일까 내심 걱정을 하며 읽어나갔는데, 이 책은 뒷부분으로 갈수록 흥미진진했다.
현재의 삶과 다른 모습의 삶이 교차되고 연결되는 부분들이 자연스러웠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고장난 시계를 돌려 과거의 중요한 시점으로 가게 된 명운이 가고 싶은 때를 정하게 되었을 때, 감정이입이 아주 제대로 되었다.
현실은 녹록치 않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산다는 건 꽤 의미있는 순간이 된다.
작가는 이 책의 내용을 빌려 지금의 길을 후회하지 말자고 자신에게 다짐하는 것만 같다.
주인공의 이름이 명운인 것도 우연이 아닐 것이다.
작가로서의 자신의 삶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그 삶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도 꾹꾹 눌러 담아 놓았다.
내 삶을 어떤 식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조금은 객관적인 시선을 갖게 되고 앞으로의 내 삶은 어떤 방향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된다.
좋아해서 시작한 일인데 결국은 포기하게 될까 봐. 혹은 그 일이 지긋지긋해질까 조금은 염려가 되기도 했는데 일단은 밀고 나가보려고 한다.
어떨 땐 소설이 자기계발서보다 더욱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어주기도 하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