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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 되려다 쉬운 사람 되지 마라 - 2500년 동양고전이 전하는 인간관계의 정수
이남훈 지음 / 페이지2(page2) / 2024년 10월
평점 :
우선 이 책, 이 책의 제목을 읽고 이 글을 클릭한 모든 분들께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살면서 경험했고, 들었고, 말해왔던 수많은 인간관계에 관한 문장들을 새롭게 들여다보는 계기를 아주 확실하게 제공해주는 책이었다. 나는 늘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고, 나는 늘 그게 힘들었다. 어느 정도의 예의를 유지하는 게 나를 쉬운 사람으로 보게끔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 때면 그 생각을 쉬 떨치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너무나도 내 맘 같아서 펼쳤으리라.
예의는 지능이다. 스킬과 노하우라는 것이다. 도덕의 범주에 있는 게 아니라 지능의 범주에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예의를 일종의 '가짜 화폐'라고 설명하기까지 한다. 내가 진심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이상, 그 누구도 그것이 진짜인지 가까인지 알 수 없고, 아무리 '예의상' 이라고 하더라도, 일단 '예의'가 들어가므로 충분히 그 역할을 수행해낸다는 것이다. 기발한 은유였다.
한비자에 나오는 옛 이야기로 익히 알고 있던 수주대토와 조삼모사 등 사자성어를 설명하며 우리가 타인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대에 관한 설명을 한다던가, 삼국지의 가후의 이야기를 하며, 대의명분과 주도권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으로 동양고전을 인간관계의 방법론과 연결시키며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흥미로운 접근법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떠올린 단어는 이 책의 서두에 설명된 '주도권'이었다. 조조의 주도권은 배신을 잘 알고 제어하는 능력이었고, 측천무후의 주도권은 결핍을 깨닫고 보완하는 능력이었고, 가후의 주도권은 배후를 쥐고 흔드는 능력이었다. 주도권을 가지고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일은 과연 어떤 것일까. 이 책은 개개인이 조연으로서만 살아갈 것이 아니라, 내 삶에 충분히 충실한 충만한 자존감을 위해 스스로 '내 삶에 충실했어'가 필요한 삶을 살아볼 것을 권한다. 나는 그저 오늘의 '내 역할에 충실했어'라는 소소한 자기 위안에 심취해 있었던 것은 아닐까 내 삶을 돌아보게 된다. 내가 이 책의 제목만 읽고 흔들렸던 것도 주도권이 남에게 있음을 인정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제목을 보았을 때, 좋은 사람은 되고 싶지만 쉬운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았던, 그 마음이 들켜버린 것만 같았고, 그러지 않을 마음가짐의 방도를 만날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는데, 책을 읽고서는 결국엔 내 삶에 대한 주도권을 어떻게 가지고 가느냐의 문제로 그 고민의 방향이 수정된 느낌이다. 그리고 그게 올바른 생각의 방향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주도권은 한 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주도권이 가지고 있는 매우 큰 특징 중 하나는 그것이 가진 힘의 양이나 속도에 반드시 정비례해서 강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나도 충분히 내 인생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 이 책은 내 삶의 주도권을 되찾고, 지키고, 강화하고, 확장하고, 유지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바람의 방향을 바꿀 수 없다면, ‘나’라는 돛을 조정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