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고 싶어서 자꾸만 애썼던 너에게 - 나를 지키는 최소한의 심리학
신고은 지음 / 힉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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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프롤로그를 보고 선명하게 떠오르는 장면이 있었다.

여덟살 때, 처음 버스를 타고 치과를 갔었다. 혼자서.

몇 번이나 확인을 하고 올랐던 버스 번호지만 버스가 치과 앞에 도착하지 않을까봐 내내 불안했다.

기사님께 여쭤보았으면 되었을 일이다.

그 땐 그게 너무 두려운 일이었고, 도착하기 전까지 내내 불안한 상태로 도착했고, 나는 내내 여덟살짜리를 혼자 치과를 보낸 부모님이 야속했었다.

남을 많이 의식하던 아이는 지금은 버스 기사님께 목적지를 여쭤보기도 하고, 수십명 앞에서 강의도 한다.

다양한 모임에도 참석하고, 내 이야기를 내 목소리를 내어 전할 수도 있게 되었다.


이 책이 왜 그리 내 마음을 끌었는지, 제목이 왜 여러번 내 눈에 띄였는지 읽고나서야 그 이유를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이 책에 설명된 '심리학'에 대한 정의 때문이었다.

심리학은 위대한 인생의 선배들이 정리해 둔 마음 설명서.

가슴이 아닌 머리로 이해하고 그 머리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인도하는 인수인계서.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며칠이고 그것을 반복해 가며 생각하는 편인데, 그것을 머리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고 있는 것.

그것이 심리학이었기에 내 마음을 끌었다.


이 책은 일상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문제를 심리학의 관점에서 세심하고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을 아들을 불렀다.

많은 표현들이 필터없이 쓰여있어 재미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같이 읽고 싶었다.

끊임없이 지금의 나를 돌아보고, 나는 어떤 마음들로 만들어 쌓아올린 것인지 생각해보게끔 했다.


타인의 시선이 기준이 되는 잘하고 싶어서, 라든가, 자꾸만 애썼던, 이라든가 하는 것들에서 조금은 멀어져 있는 느낌이 든다.

정말이지 다행이다.

얼마 전 오랜만에 전화를 건 지인이 내게 그런 말을 했다.

넌 전화 통화를 할 때마다 다른 사람 같다. 다음 번에 통화할 때는 무엇이 달라져 있을까.

난 분명 예전의 나와는 달라지고 있고, 그것을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

그것이 성장하는 방향이라면 좋겠다.

타인의 시선에 맞춘 내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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