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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보통 시 - 서울 사람의 보통 이야기 ㅣ 서울 시
하상욱 지음 / arte(아르테) / 2024년 1월
평점 :
하상욱 시인의 시집은 그 형식상의 이유로든, 담고 있는 내용이든, 어떤 이유로든 특별했다.
독보적이고 흥미로운 센스있는 글귀들이 요즘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그가 시를 쓰는 일 말고도 다양한 일에 관심이 많았다는 것을 알고 그 사람에 대해 더 특별한 관심이 생기기도 했다.
어떻게든 자신의 넘치는 끼와 센스를 발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나서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상욱의 시집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목을 가리고 유추해보는 일을 하지 않을까?
나는 그랬다.
요즘 시대를 대변하는 다양한 서울에 사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들이 넉 줄의 시에 담겨있었고, 그것이 우스운 이야기가 되어 마지막 줄에 제목으로 드러났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제목과 내용을 연결시켜 놓은 것이 그의 시의 매력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많이 공감했고, 재밌기도 했고, 웃프기도 했다.
약관동의, 대출금, 출근, 건강 검진, 피로, 만 나이, 당근 거래 등의 현실과 맞닿아 있는 소소한 소재들이 등장함에 놀라웠고, 흥미로웠다.
가끔씩 등장하는 그림도 시의 재미를 더해주었다.
자신을 시팔이라고 말하며 시를 파는 시인을 본 적이 그 이전에는 없었던 것 같다.
목차를 목을 차는 사진으로, 서울시에 서울시 지하철지도를 넣어 시집의 제목으로 선택했던 것도 모두 놀라웠다.
10년이랑는 세월 동안 나도 그도 나이를 먹었고, 삶은 더 나와 가까워졌다.
이제는 대출금, 건강검진이라는 단어에 그저 웃을수만은 없는 나이가 되어버려서일까.
그의 이야기가 예전보다 좀 더 내 이야기에 가까웠다.
반짝이는 위트로 담아낸 일상의 보통 순간을 그의 시에서 잠시 만나볼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