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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의 습격 - 모두, 홀로 남겨질 것이다
김만권 지음 / 혜다 / 2023년 12월
평점 :
흔히들 원래 인간은 외로운 존재라고 말한다.
심하게 외로움을 타는 나는 다들 그런데 유난하다라는 '공격'을 많이 당해왔다.
이 책이 유난을 무난으로 바꾸는 걸 도와주었다.
정치철학사상 최초로 외로움을 명확하게 철학적, 정치적 주제의 하나로 다룬 한나 아렌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외로움이 이토록 우리 일상을 지배하는 감정이 된 것은 20세기에 들어서다'
놀랍게도 영어권에서는 16세기까지 외롭다는 말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외로움은 20세기에 들어서야 제대로 이해하게 된 학습되는 감정이라고 한다.
놀라운 기술의 발전 덕에 모두가 연결된 초연결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세상엔 외로운 사람들로 넘쳐난다.
이 책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그 어떤 책도 외로움에 대해 이토록 학문적으로 정치적으로 심리적으로 파고들지 못하지 않았을까?
기승전결, 문제발생의 원인분석, 전개양상, 현상, 해결책까지 완벽하다.
외로움은 왜 생기는가?
교우 관계를 모두 상실했을 때, 외로움에 빠져들게 되고,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찾아오고, 자아 상실을 불러오게 된다.
이는 개인의 삶을 무너뜨리고, 공동체의 삶을 위협하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단계까지 진행될 수 있다.
이것이 정치철학자인 저자가 외로움을 주제로 책을 펴낸 이유일 것이다.
이러한 외로움이 디지털과 만났을 때, 다양한 문제점들이 생겨난다.
디지털은 분배 격차를 만들어내고, 대면 관계에 어려움을 겪게 해 외로움 더욱더 확산된다.
인공지능 시대에 빅데이터는 우리를 더 외롭게 만들고 있다.
물론 기술 발달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인간과 기계가 제대로 된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서는 먼저 인간과 인간의 관계 맺기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능력주의 사회에서는 사회의 모든 계층에서 밀려나는 사람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것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이고, 이제 그 능력주의는 디지털 능력주의 시대까지 와 있다.
모든 사람들이 외로워지고 있는 이유를 개인적으로 다 알아낼 순 없지만, 전반적으로 외로움이 20세기 이후에 새로 생겨난 개념이고, 외로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보면, 분명 우리를 이렇게 만든 21세기만의 조건이 존재할 것이다.
저자는 이 이유를 이렇게 철학적, 사회 정치적으로 접근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아이를 키우는 한 아버지로써의 외로움에 대한 심도 깊은 고뇌가 책 전반에서 느껴진다.
외로움에 대한 해결책은 사회적, 사회 문화적, 경제적, 권리 차원에서 다양하게 제시되어 있다.
이 책은 현대인이 가진 외로움에 대한 이해를 다각적으로 가능하게 하고 함께 생각해볼법한 다양한 관점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분명히 한번씩은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