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A Year of Quotes 시리즈 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로라 대소 월스 엮음, 부희령 옮김 / 니케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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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시골에서의 삶을 동경한 적은 없었다. 나중에 언젠가 시골에서 살고 싶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속으로는 늘 '그게 얼마나 힘들고 적적할까' 생각이 들었다. 자연은 분명히 많은 에너지를 전해주고 나 또한 무척이나 자연 속에 있는 것을 즐기지만 모든 삶의 좌표들을 바꾸면서까지 자연 속에 파묻혀 살고 싶지는 않다. '월든'으로 유명한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호숫가에 오두막집을 짓고 26개월여 동안 간소한 생활을 살아왔다고 한다. 그가 남긴 명문장들 365개를 매일 하나씩 읽어볼 수 있도록 구성해놓은 '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세계가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이럴 때에,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들여다보고 전환해야 하는 시점에서 바라봤을 때 이 책은 시사하는 바가 크고, 생각할 거리를 충분히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코 길지 않은 문장들이지만, 여백이 전해주는 바가 오히려 더 컸다. 빽빽하게 들어찬 글들만 있다가 이 책을 읽으니 이따금씩 단어와 단어 사이에 시간을 두고, 그것을 나만의 해석으로 바꾸는 재미가 있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들도 차츰 채워져 갔다.



년,월,일,시,분,초를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는 날이 내게도 있었던가. 매일 눈앞에 놓인 업무들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늘 숫자와 씨름했고, 달력, 스케줄러, 핸드폰시계는 늘 세트처럼 붙어다녔다. 일을 하는 도중에도 시계는 수십번씩 쳐다보고 있었다. 가끔 그런 것들을 놓칠세라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살아왔기에, 이 책이 전해주는 극도의 편안함은 마음에 큰 위안으로 다가왔다. 소로는 달력이 없어도 계절의 흐름, 시간을 흐름을 느껴왔고, 무엇보다 활력있는 계절의 작은 변화들이 그것들을 알려주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의 일기에는 늘 자연이 함께 있었다. 자연 속에서 태어난 인간이 자연의 흐름에 맞추어 살아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며, 우리는 죽을 때까지 이것을 너무나도 잊어버리고 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인이 크게 느끼는 단절감의 원인도 이것에서 찾고 있었다. 요즘 같은 때에 자연에 가고 싶은 욕구는 더 커지기 마련이다. 다시 편안한 마음으로 자연을 대할 수 있을 때 그때는 이 책이 필요없을 만큼 마음이 자연과 닮아있었으면,,,하고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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