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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그림책 - 삶과 그림책 깊이 읽기
곽영미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21년 11월
평점 :
마음을 보살피느라 몇 년간을 나한테만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참 많이 울기도 하고, 힘겨웠지만 그때 그렇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음은 현재엔 감사함이란 느낌으로 남아있고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면 나를 위로하는 방법을 제대로 몰라서 그 시간이 그리도 오래 걸렸었구나 싶기도 하다. 그 시기에 그림책 하브루타를 배우러 다녔던 적이 있었는데 그림책 독서모임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그 곳에서 색다른 흥미를 느꼈다. 책 하나로 소통하는 것은 같았지만 그곳엔 다른 깊이가 있었고,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관련 강좌를 또 들으려고 하던 차였는데 현재 모든 오프라인 모임들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아쉬운 마음이 있었는데 그림책을 매개로 마음공부를 할 수 있는 책들이 그 자리를 대신해주고 있다. 그림책을 혼자서 읽는 것도 좋지만, 분명 누군가와 나누다보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마음들이 어김없이 떠오르는 것이 참 좋았다. 고마워요, 그림책도 그랬다. 책에 소개된 대부분의 그림책은 읽어보지 못했던 책이었고, 이 책 속에는 흔한 그림책 표지 그림 하나가 없었다. 자신이 책을 읽고 생각하게 된 것들을 주로 적어놓은 그림책 에세이인데, 꼭 그림책이 매개가 아니더라도 작가의 생각을 읽어나가는 게 괜찮았다. 편안했고, 생각을 하게끔 했다. 그림책의 특징은 바로 '상징성'과 은유이다. 그림책으로 소통을 하게 되면 저마다 다른 마음속 이미지를 가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것이 분명 줄글과 대비되는 그림책만의 특징인 것은 확실한 것 같다. 그런 시선에서 이 책을 읽어나갈 때, 그것들에 주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면 그림책을 통한 소통은 분명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여기에서 마음속에 그려지는 그때의 사건을 객관적으로 바라봄으로써 그것으로 말미암아 시각과 인지의 변화는 물론 행동 변화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으니 치료도구로서 참 훌륭한 매개체인 것 같다.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그림책들을 한번씩 만나게 될 때면 왠지 반가울 것 같다. 삶을 더 면밀하게 관찰해보고, 놓치고 있는 것들은 없는지,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 고마운 책이다.


본 서평은 리뷰어스클럽에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