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개의 달 시화집 여름 - 六月. 七月. 八月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28인 지음, 에드워드 호퍼 외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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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여름'하면 떠올려지는 이미지는 어떠할까? 예쁘게 정돈된 시와 그림을 함께 보고 있노라니 지금의 계절이 여름인 것이 한 마디로 감동이다. 찌는 듯한 더위 사이사이로 도둑처럼 내리는 소낙비와 함께 했던 지난 주말이었다. 열두개의 달 시화집 여름편을 들고 떠난 잠시의 나들이길은 변화무쌍한 열대우림기후 같은 날씨 속 어딘가와 함께라 여름이 더욱더 가깝게 느껴졌다. 저마다의 6월, 7월, 8월, 장마, 바다, 고추밭, 들녘, 수박, 높은 하늘의 모습을 나름대로 써보고 그려볼 수 있다면, 이 책에 등장하는 각각의 소재들이 한데 엮어 기억의 한 부분을 더욱더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 같다. 그림은 시와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좋겠지만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특별했다. 현대 미국인의 삶과 고독, 상실감을 표현한 에드워드 호퍼는 단정했고, 색채의 마술가 앙리 마티스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가라 그의 그림이 곳곳에서 발견될 때마다 반가웠다. 한참을 들여다보며 시집을 읽고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기도 했으며, 심심해서 굳이 시와의 연관성을 나름대로 만들어보기도 했고, 그런 시간들이 즐거웠다. 강렬한 색채가 주는 선명함이 여름과 참 많이 닮아있는 것 같았다. 편안함을 주는 그의 그림과 함께라 이번 열두개의 달 시화집 여름편이 더 많이 기다려지기도 했었던 것 같고, 시화집 또한 기대 이상이었다.

민족시인 윤동주, 천재시인 백석, 서정시의 대가 김소월, 정적의 꽃 마쓰오 바쇼, 라이더마리아 릴케, 크리스티아 로세티 등 외국 시인까지 총 33명 시인들의 시를 읽는 재미는 이루 말할 것도 없었다. 꽃, 식물, 날씨, 밭, 여름,,, 자연을 이렇게 아름답게 다채롭게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소재의 여름 관련 시들을 엮어놓은 예쁜 시화집이 한 동안 나의 여름을 뜨겁게 비춰주고 함께해줄 것 같다. 표지마저 따뜻하고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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