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펼치면 눈앞에 펼쳐지는 세상
샤를로트 길랑 지음, 올리버 애버릴 그림, 김지연 옮김 / 런치박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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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책이 출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책을 통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을 동원해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움직이는 위대한 탐험지도' 에서는 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탐험들을 AR을 통해 만나볼 수 있었다. 스마트기기를 갖다 대면 실제로 배를 타고 탐험가의 움직임에 따라 함께 항해를 해볼 수 있었는데, 이번 책 '손으로 펼치면 눈앞에 펼쳐지는 세상'에서는 놀랍게도 책 하나가 병풍으로 펼쳐질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2.5미터나 되는 책을 거실에 쭉 펼쳐놓고 여기저기를 돌아가면서 읽어보는 아이의 경험은 책이 아니면 무엇이 대신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도 여행을 즐겨 다니는 편은 아니었지만,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외부적인 상황 때문에 집에만 있다보니, 본래에 있지도 않았던 여행에 대한 욕구가 생기곤 했었다. 이 책은 그런 갈증을 조금은 해소해줄 수 있는 것 같다. 아이와 함께 다음에 여행을 하게 된다면 가보고 싶은 곳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현실을 벗어날 수 있었다. 이집트에서 시작된 여행길에는 피라미드가 놓여있다. 서쪽으로 계속해서 여행을 하다가 북쪽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터키의 기독교 사원이 기다리고 있다. 두바이의 빌딩들, 고비 사막, 이구아수 폭포 등 책 속의 여행경로를 따라 내용에 집중하다 보면 미처 알지 못했던 유적지를 만날 수도 있고, 느낌있는 그림으로 그 곳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거리 풍경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도 있었다. 세계 지도를 놓고 이곳저곳 책에 나온 곳을 표시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책의 마지막에 이 마음을 읽었는지, 여행 경로가 아기자기하게 표시된 페이지가 떡 하나 나타나서 놀랬다. 아이와 함께 재미있는 세계 여행을 책으로 함께 떠나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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