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무는 무엇을 보았을까?

그 나무는 무엇을 보았을까?
샤를로트 길랑 지음, 샘 어셔 그림, 김지연 옮김 / 반출판사 / 2021년 1월

가을에 도토리가 열리는 참나무, 이 책은 작은 도토리 하나가 떨어지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요. 아마도 가을이었을까요? 국화꽃도 피어있고, 다른 여러가지 풀과 꽃, 나무도 있는 곳이네요. 사람보다 수명이 훨씬 길기에 도토리 하나가 참나무가 되고, 고목이 되는 시간까지 그것이 보고 겪은 것들은 참 많기도 하네요.

어린 나무였을 때는 나뭇잎도 연약하고 부드러워 사슴들에게 인기가 많았고 주위는 나무들이 우거진 거대한 정원이었어요. 하지만 자라나는 동안 주위의 환경도 많이 바뀌었어요. 나무들은 베어지고, 숲이 사라진 자리에는 마을이 생겨났죠. 사람들은 나무를 잘라 배를 만들기도 하고, 나무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공장들이 생겨나고 곧 도시도 생겼어요. 그렇게, 세월의 거대한 흐름을 나무는 직접 눈으로 보면서 나이들어 갔네요. 몇 백년이면 정말 많은 것들이 변할 수 있는 시간이에요. 우리는 그것들을 모두 간접경험을 통해 배우지만, 한 자리를 오래 지키고 있던 나무의 눈을 통해 직접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나무와 함께 우리가 나이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꽤 좋네요.

많은 것들이 변하고, 이젠 옛날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나무는 그것에 대해 아무런 불만이 없어요. 그저 그냥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늘 혼자 우두커니 자신이 지켜야 할 것들을 지켜나가고 있는 모습에 왠지 뭉클해지기도 하네요. 가끔 자신을 찾아주는 아이들과 동물들이 있어 나무는 외로움을 버텨나갈 수 있는 걸까요. 가을이 되었어요. 나무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도토리가 열렸네요. 그 도토리가 다시 참나무가 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겠죠? 각각의 참나무들이 보고 듣고 품고 있는 이야기들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을까요? 잠시 궁금해집니다. 아이들이든 어른이든 그림과 글을 보며 많은 생각들을 해볼 수 있는 책인 것 같네요. '그 나무는 무엇을 보았을까?' 꼭 한번쯤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