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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인생 수업 - 보름달이 건너가도록 밤은 깊었다
김정한 지음 / 미래북 / 2020년 11월
평점 :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이렇게 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길 위의 인생 수업'은 정말 고단한 삶을 살았던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풀어내고 있다. 한 문장도 쉽게 읽히지 않아서 아파하고 고파하며 함께 읽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 두고 선택한 은둔 작가의 길. 작가는 그런 삶 속에서 자신을 깊은 고독 속에 몰아넣었고, 글과 책을 뱉어냈다. 이 책에는 작가의 고독과 삶, 인생이 모두 담겨있다.
사랑을 떠올리면 그것이 오로지 기쁨만이 아님을 알고 있다. 슬픔을 떠올려도 그것이 오로지 부정적인 정서만이 아님을 안다. 벼랑끝에 나앉은 상황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있고, 고독 속에 침체될 때는 그냥 그러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 시인들은 일상의 아주 사소한 순간에서조차 자신의 마음의 이야기들을 대입시켜 풀어놓을 수 있는 그런 존재인 것 같다. 일상에서 그냥 그러는대로 내버려두고 지나쳐버렸던 순간들이 고스란히 이 책에 담겨있다.
책의 앞쪽에서는 긴 문장으로 자신의 심경을 대변했다면 뒤쪽에서는 시로 사랑과 삶을 노래하고 있는 이 책은 읽는 재미가 다채롭다. 크게 구성하려고 들지 않았던 작가의 자유로움이 느껴졌다. 책에는 슬픔과 고독이 가득 담겨있지만 그 또한 읽는 재미가 있다. 같은 상황을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구나. 그 때의 내 마음도 이렇지 않았을까? 자신의 마음에 노크를 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