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일이 있었지만 힘든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이지니 지음 / 부크크(book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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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전례없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모두들 그렇게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 어느 누구도 살아본 적 없는 세상을 살아내고 있고, 그 속에서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쯤되면 반감금 생활이 가져다주는 작고 큰 우울감에 조금씩은 시달리고 있을 터, 복잡하게 꼬아둔 미사여구 없이 담백한 말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글이 있다.

'힘든 일이 있었지만 힘든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는 작가의 이야기이다. 지나고 돌아서서 보면 그렇지 않은가. 힘든 일만으로는 삶이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그리고 힘든 일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이제는 안다. 독서는, 여행은, 기다림이란, 생각이란, 그렇다면 어른이란, 이런 것에 대한 나름의 정의를 내려본 적이 있는가. 마음 속 상처들을 정말 깊이 연구하고 위로하고 그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본 적은 있던가. 이 책을 읽고나면 한번쯤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우리를 가장 불안하게 만들었던 요소들은 지금도 정도는 덜하지만 나에게 어떤 문제를 안겨주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해결되기를 곁에서 지켜보는 것 같다. 불안, 결핍, 소외감 등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그 땐 미처 알지 못했던 부정적인 감정의 해소법을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알아가는 것, 그것이 지금 현재 우리의 삶에 대한 소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삶에 대한 애정이 없고서는 결코 나오지 못했을 글들, 마음들, 그러한 것들이 고스란히 이 책에 예쁘게 포장되어 모여있는 느낌이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지난 날의 고민들, 미처 생각지 못했던 내 마음속의 이야기를 어루만져보며 다시금 나를 다른 시선에서 바라보며 그때의 나를 위로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유례없이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고통을 감수해내고 있는 요즘이다. 코로나 이후의 삶은 이전의 것과 다를 것이며, 우리는 그 변화 속에서 자신의 삶을 계획해 나가야 한다. 힘든 일은 앞으로도 있을 것이지만 우리에게는 힘든 일만으로는 기억되지 않기를.. 그 속에서 부디 좋은 희망들, 긍정적인 생각들을 꼭 가지고 살아남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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