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마음 둘 곳 없는 날 - 관계가 버거운 이들을 위한 고요한 밤의 대화
윤채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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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날이 있다. 밤새 울어도 쉬이 기분이 나아지지 않는 날,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감, 슬픔이 밀려와서 도무지 이 마음 하나 둘 곳이 없는 날 말이다. 그런 날은 좋아하는 음악을 들어보기도 하고, 좋아하는 책을 펼쳐보기도 하면서 그런 나를 스스로 위로하는 방법을 찾게 되는 날이기도 하다. 어떤 위로가 담겨있을지 궁금했던 책이었다. 가볍게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애초의 생각과 실제 내용이 가져다준 느낌은 조금 달랐다. 윤채은의 '아무래도 마음 둘 곳 없는 날' 은 사실 많은 위로가 되었다. 책은 읽는 상황에 따라서 글의 느낌은 다를 수 있다. 작가가 전해주는 글들은 따스하지만 아팠고, 분명히 어떤 큰 상처가 휩쓸고 지나간 후인 것 같았다. 상처를 받아본 사람은 어떤 행동, 어떤 말 한마디가 어떤 상처로 상대에게 다가가는 줄 알기에 분명히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러울 것이다. 그것이 글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조심스럽게 위로를 건네고, 분명히 따스했다. 가까운 사람들의 삶의 태도나 감정에 관해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의 다양한 고민에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던 작가의 글은 실제로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민감한 부분을 잘 어루만져 주었고, 불안감을 안정시켜 주기도 했다.

일상이든 감정이든 그것을 글에 담고, 그 글에 자신의 우주를 담기 위해 노력하는 작가들은 우리에게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삶이 고단하면 고단할수록, 상처의 깊이가 미친듯이 깊게 느껴질수록 그것을 제대로 정확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었다. 내가 가진 그리움의 실체도, 지금 외로움이 사무치는 이유도, 삶이 질리도록 재미없을 때에도 그 이유를 찾기 위해서 책장을 서성이고 손에 잡히는대로 책을 읽어대곤 했지만 그것에 대한 정확한 대답을 얻었다기보다는 희미하게 그것을 알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이내 곧 나는 생활인의 모습을 띠고 슬픈 미소를 머금은 영업용 주름을 더 깊게 내보이곤 했다. 그 때마다 느껴왔던 것들의 연결고리를 한 번 적어보았으면 어땠을까? 그 때 그 책을 읽었을 때의 감정만이라도 고스란히 일기장에 적어놓았다면 말이다. 지금 하고 있는 고민이 그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꼈을 때 다시 똑같은 고민을 갖고 책장 앞을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면서 비슷한 책 앞에 멈춰서고 만다.

  이 책을 읽고는 무엇인가를 계획할 수 있었다. 내가 아직도 책을 더 많이 읽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었고, 그리고 글을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같은 반감금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저마다 조금씩의 우울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혹시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하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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