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하게 흘러가는 동안에도
박혜숙 지음 / 별빛들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누가 시키지 않지만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 일을 좋아한다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는 작가, '잔잔하게 흘러가는 동안에도'는 그런 작가의 소소한 일상들을 담고 있다. 작가가 평소 자주하는 생각부터 성향, 취향 등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어 한번씩 에세이를 읽게 된다. 그것에 대한 내 생각도 한 번 꺼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작가란 생각할 거리를 끊임없이 제공해주는 노동자인지도 모르겠다. 오늘 지나갔던 길, 오늘 지나쳤던 사람들, 바람, 나무, 신발, 옷 들에게도 말을 건넬 수 있는 건 읽고 있는 글의 힘이 가장 크다. 박혜숙 작가도 자신의 일상들 하나하나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고 고스란히 차분하고 담담하게 글 속에 묶어둔다. 이 책 속에 담긴 글들을 일상을 다른 눈으로 보게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가족, 친구, 일을 대하는 마음.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을 있는 그대로 봐주려는 마음. 그것이 느껴졌다.


 어느 순간에 어떤 모습으로

 찾아오더라도 알아봐 주는 거 

 진심이 닿았던 입에서 입으로

 오늘도 행운을 빈다  (p.91)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그대로 알아봐주는 거, 그런 마음들이 눈물나게 그리운 요즘이었다. 나를 꾸며야, 거짓말을 고해야, 거짓 웃음과 마음에도 없는 소리들을 해야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과 지내는 게 때론 편했지만 돌아서면 서글퍼졌었다. 내가 그 어떤 모습이든 나를 알아봐주는, 정말 내 맘 속 진심을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과의 잠깐의 통화는 일상을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이라도 자신의 취향이면 살 것, 내 마음을, 내 글을 누가 곡해하더라도 내버려 둘 것, 나는 그저 나로서 존재할 것, 타인이 나를 부르는 말에 신경쓰지 말 것. 이것들을 위해 작가는 지금도 자신을 글로 써보는 것 아닐까. 이 책을 읽고 있노라니 작가의 이전 작품들이 궁금해졌다. 자신을 꺼내보고 싶은 날이라면 이 책 '잔잔하게 흘러가는 동안에도'를 한 번 펼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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